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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괴담

스승시리즈 - 실종

레무이 2017. 1. 15. 15:42

잠이 안 와서, 다시 등장했습니다.


스승과의 이야기는 계속 쓸 예정이긴 하지만, 도중에 내가 질릴지도 모르고,

악플이 달리면 의기소침해서 그만둘지도 모르기 때문에,

먼저 그 일련의 사건들의 끝인 스승의 실종에 대해 쓰기로 한다.


내가 3년째 대학에 다니고 있었을 때(학점은 27학점. 푸핫) 스승은 그 대학의 도서관 사서를 하고 있었다.

그 즈음 스승은 정신적으로 꽤 쇠약해져서, 자주

“거기 여자가 있어!” 하고 말하고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겁을 먹고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나는 스승보다 영감이 없기 때문에 스승한테만 보이는 거라고 생각해서 같이 무서워하고 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3년째 가을.

스승과는 거의 만나지 않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학교 식당에서 만나서 같은 테이블에 앉았을 때

“뒷자리, 몇 명 보여?” 라고 말을 꺼냈다.


밤 9시 좀 전이었기 때문에 학교 식당은 텅 비어 있었다.

뒤 테이블에도 아무도 없었다.

“뭔가 보여요?” 말하자

“있잖아. 몇 명 있어?” 하고 덜덜 떨기 시작했다.

귀울림도 없고, ‘나올’ 때 특유의 오한도 없다.

나는 그 때 생각했다.

씌였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서 일부러

“괜찮아요. 아무것도 없어요”

하고 말하자

“그래? 그렇지?”

하고 안심한 얼굴을 한 것이다.

확신했다.

유령은 여기에 없다.

스승의 머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발광’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나는 슬퍼져, 공연히 울고 싶어졌다.

‘백개 이야기百話物語り’도 했고, 닥치는 대로 담력시험도 했었다.

천벌 받을 일도 한껏 했고, 강령실험까지 했다.

그만저만 씌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아마 스승이 미친 이유는 다르다.


같이 식사를 한 3일 후에 스승은 실종되었다.

찾지 말라는 쪽지가 있었기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

스승은 가정사정이 복잡했던 듯, 대학에서 연락을 했더니 숙모인가 하는 사람이 아파트를 정리하러 왔다.

굉장히 인상이 안 좋은 아줌마로, 친한 친구였다고 하는데도 바로 쫓아냈다.

스승이 실종되기 전에 어땠는지 정도는 보통 물어보지 않나.

결국 그게 끝이었다.

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짚이는 구석이 있다.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 즈음, 그럴싸한 소문이 하나 돌고 있었다.

“저자식은 사람 죽여봤다니까”

농담처럼 선배들은 이야기했지만, 아마 그것은 사실이다.


스승은 취하면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시체를 어디에 묻을 것인가. 그게 가장 중요해”

그런 종류의 농담에는 캐묻지 않는다는 암묵의 룰이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할 때의 눈이 몹시 무서웠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오싹한데,

스승의 차로 돌아다녔던 수많은 심령 스포트.

그 중에서도 어떤 산(몰살의 집이라는 명소)에 갔을 때 이런 말을 했었다.

“불특정다수의 인간이 깊은 밤에 몰래 움직여. 그리고 기괴한 소문.

원한이 아니면, 개인은 밝혀지지 않아“


들었을 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아마도 스승은

심령 스포트를 돌면서 묻을 장소를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무엇보다 오싹한 것은, 내가 조수석에 타고 있었을 때 그 차 트렁크 속에 그것이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투성이이다.

단지, ‘보이는’ 인간이라고 해도 마음속에 깃든 어둠에는 이길 수 없었다.

성격이 바뀐, 그 국수 사건 즈음부터 스승은 조금씩 미치기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스승이 말한 잊을 수 없는 말이 있다.

내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심령 스포트에 가서 겁먹고 있었을 때 스승이 말했다.

“이런 암흑이 어디가 무섭다는 거냐. 눈 감아봐.

그게 이 세상에서 가장 깊은 어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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