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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엄청 오래된 이야기인데.



그떄는 한참 어렸던 우리 딸이 말이야,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니까 특별히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그 때는 생각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뻐엉!"하면서 형광등이 튀어 날아갔다.


깜짝 놀라 급히 아이를 방 밖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그 그림이란 것이 뭐랄까, 기하학 무늬라거나 본 적도 없는 듯한 한자를 나열하고 있는 것이었다.



너무 이상했기 때문에 신사(이 판단은 괜찮았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에 그것을 가지고 갔더니,


"그 아이는 굉장히 무서운 것을 불러내려고 하고 있었다"라든가 뭐라던가 말씀하셨다. 무서워서 자세한 내용은 물어보지 않았지만.



집에 가서 딸과 이야기를 했더니 "할아버지에게 받은 책"라면서 실로 제본되어있는 무서운 낡은 책을 보여줬다.


안에는 딸이 그리던 것 같은 그림 (부적?)이 잔뜩 쓰여져 있었고, 한문?에 설명하는 기호 같은 것들이 적혀 있었다.


이것도 신사에 가져가자, 창백한 얼굴로 "언제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그 며칠 후, 또 다른 큰 신사에서 호출하길래 가봤더니, 어쩐지 굉장히 높아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이 책은 불태워서는 안됩니다. 바다에 버려야 합니다"라는 말을 하고는 동행하도록 했다.


행선지는 동북지방의 어떤 장소.


처음에는 '에이 농담하는 것도 아니고'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도··· 까지 생각이 닿았다.



뭔지 모를 의식이 끝나고, 바다에 그 책을 흘려보낸 뒤에,


제일 높은 사람이 "만약 이런 종류의 책을 또 발견한다면 반드시 가지고 오시오." 라고.


"어쩌면 아직도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그리고 반년 후, 고향으에 돌아갔을 때 무서웠지만 용기를 내어 아버지에게 이 일을 물었다.


그러자 "모른다"고 하시길래, 더 이상 캐물을 수 없었다.



그날 밤에 화장실에 가려고 거실 옆을 지나는데, 부모님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다.


"○○ (딸)도 성공시키지 못했구나. 그 나이라면 아직.. (웅얼웅얼)···


우리 집안도 이제 끝일지도 모르겠네."라는 것.


딱히 기억나는 것은 이 정도.


다체 뭔데 집안 이야기를 하는지는 불명. 별로 집에 돈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게 뭐던간에, 부모님이 뭔가 숨기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 후, 다시 집으로 돌아와 얼마 지난 어느 날, 부모님이 동반 자살했다.


괴상한 현장이었다고 들었다.


둘이서 식칼을 서로의 가슴에 꽂았다고 한다.


방에는 본 적도 없을 정도의 큰 종이를 깔고, 그 종이에는 딸이 그렸던 그림 같은 것이 쓰여져 있었다.


경찰 쪽에서 그것을 보여줬을 때는 등골이 얼어붙었다.


장례식 때도 많이 슬펐지만, 그 일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중에 그 종이도 신사에 처분 해달라고 했다.


이때 장례였던가 뭐였던가 때문에, 따라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의 이야기인데, 예의 딸이 왠지 "할아버지 집에서 살자."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집은 유언으로 지금도 정기적으로 관리를 하고있긴 하지만, 어째서 갑자기?


솔직히 그런 말을 갑자기 꺼내버리면 무섭다. 거기서 살아도 괜찮은 것인지 아닌지.



여기까지 써 버렸으니, 나를 아는 사람에게는 알려져 버릴 이야기지만, 보지 않기를 바라며 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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