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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정도의 체험담.



원래 잠을 잘 자는 편이 아니었지만, 9살 무렵에 중학교 수험공부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의 어느 날 한밤중에 일어났는데, 이불에 들어있는 채로 잠시 멍하니 있었다.


"일어났어······?"


라는 소리가 들려서, 옆의 이불에서 자고있는 동생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일어났어"


라고 대답하고 옆을 보았다.


하지만 동생은 숙면 중.


어라? 생각하며 고개를 돌리자 내 발쪽 근처에 남자아이가 혼자 서 있었다.


흰 런닝 셔츠에 반바지에 슬림한 체격에 깨끗한 얼굴의 소년이었다.


"일어났으면, 이야기하자."


그 아이가 말했다.


그때 무슨 말을 나눴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별 볼일 없는 이야기였던 것 같기도. 상당히 본격적인 인생 상담이었던 것 같기도.


나는 당시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그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재미있어서, 시간이 가는 것도 잊고 있었다.



"슬슬 돌아 갈까."


라고 그 아이가 말했다.


"무슨 일이야?"


라고 내가 묻자


"아침이 되면 곤란해."


라고 말했다.



나는 그 아이와 헤어지기 싫어서 조금 서운했다.


그 표정을 읽었는지 "내 쪽으로 따라올래?"라고 그 아이는 권유했다.


순간 진짜로 따라갈까 생각했지만, 옆에 자고있는 동생의 존재를 갑자기 떠올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없어져있다면 모두 걱정할거야, 괜찮으면 또 네가 이쪽으로 와."


라고 내가 대답하자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며 그 아이의 머리가 두 배 이상 부풀어 귀신같은 얼굴로 변했다.


"네가 나를 싫어하더라도 난 평생 너를 계속 쫓아다닐거야!"


라고 내뱉고, 그 아이는 떠나갔다.



당시 나는 집에도 학교에도 있을 곳 따위 없었으니까,


딱히 그 아이와 함께 가도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해버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덧붙여서, 고등학교 시절에 이 사건을 선배에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책장에서 백과사전이 떨어졌다.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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