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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의 이야기.



당시에 저는 임시 채용 교사였는데요, 부임했던 학교에 조울증 교사가 있었습니다.



그녀(임시로 A선생님이라합니다)는 얼마간 요양을 하다가 교직에 복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척 보기에도 다시 우울해 보였고,



"내가 교사를 해도 되는걸까" "이런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등



자신의 존재 가치를 묻는 말을 어두운 표정으로 자주 내뱉곤 했습니다.



모두들 상냥하게도 "A 선생님이 없으면 안되지!", "괜찮아, 서로 돕는거죠!"등의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부담임을 하고있는 학급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A 선생님이 주담임인 B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저는 교무실에서 몇 명의 다른 교사들과 함께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B 선생님이 하는 말이,



"나 혼자서도 괜찮아."


"A 선생님이 없어도 어떻게든 다 된다니까."


"A 선생님이 할 일은 없어요.(웃음)"




"B 선생님의 한마디에 아이들이 상처받았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있을 정도로, B 선생님은 평소에 세심하기 못하기로 유명합니다.



아마도 나름대로 A 선생님을 도와주기 위해서 안심을 시키려 애쓴 말이었겠지만,



저는 물론 들었던 선생님들 일동은 "같은 말이라도 왜 그렇게!! ('Д`;)"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때 A 선생님은






"내가 없어도···"






라고 중얼거렸고, 모두들 어떻게든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듣고있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A 선생님의 부고가 들어왔습니다.


집에서 자살했다는 것입니다.



장례식에는 직원들 모두가 참석했는데,



B 선생님은 자꾸 "이상하네~ 어제는 건강하셨는데??"라면서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선생님들은 모두 입에는 올리지 않았지만, "네 잘못이야!"라는 의미로 B 교사를 노려보았지만, 그는 전혀 눈치채지 못해보였습니다.





무신경이라는건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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