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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자유분방한 아버지와 밝고 누구에게나 인기많은 어머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세 가족이었습니다.


거기서 살기 전 까지는.




지금부터 12년 전에 이사한 3층의 검붉은 아파트.


그 주변은 깨끗했지만 어딘가 쌀쌀한 분위기였습니다.


집은 3LDK의 1층. 내 방은 다다미 방. 창문은 컸지만 매우 어두웠습니다.



언제 처음 봤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매일 밤 이불 주위를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전등을 켜두고 온몸을 이불로 덮고 잤습니다만, 이불 틈새로 바깥을 보면 여자도 들여다 보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그 순간부터 기억이 없었고, 일어나면 땀에 흠뻑. 감기에 쉽게 걸리게 된 것도 그 무렵부터 입니다.



전학 오자마자 친구도 생겼고, 우리 어머니는 매우 밝고 상냥하셨기 때문에 항상 집에 친구가 놀러오곤 했습니다만,


누군가가 오면 라디오가 혼자 켜져서 소리가 들리는 등, 모두들 약간씩 이상한 일을 겪었습니다.


여러가지 일이 많아서 생략 합니다만, 이상한 것은 모두들 집에 오면 반드시 잠을 잡니다.


누구한테 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런 공간에 있으면 졸린 것이라고 합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가족에 이변이 생긴 것은 내가 중학교에 들어가고 바로였습니다.


클럽활동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자, 집이 깜깜했습니다.


항상 엄마가 저녁밥의 준비를 하면서 "돌아왔니."라고 말해주셨는데 그 날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녁 식사도 전혀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전등을 켜려고 했지만, 켜지지 않았습니다.


형광등을 사러가신걸까? 생각하면서 내 방으로 들어갔는데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침대에 엎드려서 움직이지 않고 계셨습니다.




"엄마?"



라고 말을 걸어보니 평범하게 깨어계셨습니다.



"왜?"



눈이 뭔가 공허하고 평소와 전혀 달랐습니다.



"뭐, 뭐하고 계셨어요?"


"····"


"...그, 밥은요?"


라고 여쭤봤을 때였습니다.






"시끄러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어머니는 갑자기 일어나서 내 머리카락을 잡고, 위축되어 쓰러진 내 배를 몇 번이나 걷어찼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머리채를 붙잡고는 "너 때문이야!!"같은 말을 외치고 계셨지만, 그 때의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뒤 부터는, 지옥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매일 불단이나 창문을 향해 "들어오지마. 죽여버린다."라고 혼자 말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괴로웠던 것은, 밤에 혼자 나가서 도로에 향을 나란히 늘어놓는 것입니다.


울며 뜯어말려도, "공주는 내가 지킵니다."라거나, "네가 마지막이야. 그러니까 괜찮아."라는, 의미불명의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지금까지 건강했던 어머니가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되어버려서 슬프고 부끄러웠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이사, 어머니는 정신병원에 아버지는 교도소에.


나중에 들었습니다만, 그쪽에는 영도(*)가 있고, 아파트의 뒷편에 작은 사당이 있다고 합니다.


(*영도: 영혼이 다니는 길)



그리고, 우리 아버지의 가문이 저주받았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내가 마지막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어쩌면 어머니가 지켜주셨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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