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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260th] 해변의 묘지

레무이 2017. 5. 14. 18:11

우리 할아버지의 고향이 이바라키인데, 옛날에는 주로 장례할 때에 토장*이었대.

(*토장: 땅에 묻어 무덤을 만드는 장례 방법)

그 시절의 관이라고 하면, 나무 통 같은 것에 시신은 쪼그려 앉은 자세로 들어간다고 하면 이해 될까?


묘지는 해변에 인접한 잡목림이었다고 해.

1960년대 중반부터 해변이 점점 침식되어서 파도는 점점 묘지에 가까워져 갔어.

하지만 마을의 누구도 무덤을 어떻게든 조치해야 한다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는거야.

그 무렵에는 대부분의 가정이 새로운 곳에 무덤을 만들었기 때문에, 해변의 묘지에는 연고가 없는 시체만 남아있는 모양이었어.

무연고의 시체라고는 해도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니고, 오랜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그 후손이 없었던 거야.


묘지를 이전하자는 이야기가 논의되지 않은 채로 긴 세월이지나면서 밀물이 들어오면 물에 완전히 잠겨버리는 무덤도 생겨났어.

썰물 때에 흙이 쓸려나가서, 관이 바깥에 드러나게 된거야.

드러난 관뚜껑은 이미 오래전에 썩어버렸고, 안쪽의 시체의 뼈가 보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시체도 바다로 쓸려나가기 시작헀어.

그 바다는 물살이 험하고, 얕다고 생각하다가도 갑자기 깊어지는 곳이야.

어느정도 바다로 나가면 조류가 강해서 절대로 돌아올 수 없었어.

현지인들은 그곳에서는 절대로 수영하지 않았어.


결국 해변 묘지에 묻혀있던 뼈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서둘러 대책을 논의하는 동안에 태풍이 오고 말았어.

높은 파도에 휩쓸려버려서 무덤들은 모두 바다에 쓸려나가버렸어.


그 다음부터 밤이 되면 "어~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거나,

몇명의 사람이 모여서, 중얼중얼 말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이건 분명히 그 무연고 시체들이라고, 공양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어.


정확히 그 무렵, 서퍼들이 파도타기 좋은 곳을 찾는게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바닷가도 파도가 높았기 때문에 주목 받았어.

아무것도 모르는 서퍼들이 와서는,

바다에 계속해서 휩쓸려가거나 뭔가에 다리를 잡혀 익사하거나, 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고 해.

위험하기 때문에 "수영, 서핑 금지"라고 팻말을 세워도 소용 없었어.


마을에서는 그 무연고 시체가 사람을 불러 들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묘지가 있었던 장소에 방파제를 만들어 높은 지대에 사당을 지어 공양했어.

공양한 이 후, 사람들의 외지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줄어들어 최근에는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고 사촌이 말해줬어.


요새에는 휴대전화의 보급 덕분에 뭔가 사고가 나면 110** 번에 연락하는데,

(**일본의 경찰 전화번호)

옛날에는 바다에 가까운 집에 도움을 요청하러 갔대.

구조자를 불러오는 사이에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끝, 이제는 자력으로는 다시는 올 수 없다고.

이런 것이 가장 흔한 사고였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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