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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258th] 집안의 풍습

레무이 2017. 5. 11. 19:16

집안의 풍습? 이라고 할까 관습같은 건데,


"해를 넘길 때 자신의 모습을 봐서는 안된다."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거울은 물론, 물에 비친 모습도, 예를 들면 옻칠한 그릇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것조차도 안된다는 것 같습니다.


"봐서는 안되는"라고 하는 것은 흔한 이야기인데, 비친 모습은 죽을 때의 모습이기 때문에 봐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안에서는 섣달 그믐의 메밀은 이른 시간에 받고, 늦게 잠들기 일쑤였습니다.


어렸을 때는 그것에도 좋았습니다만,


커가면서 자정까지보고 싶은 티비 프로그램이 있거나, 친구와 참배하러 가고 싶다는 등의 유혹은 많아집니다.



어느 해, 어떻게해서든 섣달 그믐의 TV를 보고 싶었던 나는, 혼자 23시 넘어까지 깨어있었습니다.


부모님이 24시 까지는 자도록 말씀하셨지만, 풍습따위 믿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PHS에서 흘러나오는 시보를 듣고 있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도 카운트 다운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처음으로 맞이하는 밤샘에 두근두근하고 있었습니다.


"23시 59분 40초를 알려드립니다······ 50초를 알려 드립니다···."


시보가 50초를 알려드립니다라고 말했던 때, 갑자기 리모컨을 만지지도 않았는데 텔레비전이 화면이 꺼졌습니다.


그때 내 모습이 브라운관에 비친 것을 보았습니다.


반사적으로 눈을 감자마자, 시보가 12시를 말했습니다.


0시가 지나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텔레비전이 다시 켜졌습니다.



한 번 뿐이었다면 우연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다음 해 역시 TV를 보고있었습니다.


날짜가 바뀌는 그 직전, 역시 텔레비전의 화면이 갑자기 꺼졌습니다.


해가 바뀌면 TV가 돌아왔습니다.


다른 해, 송년 참배하러 갔을 때 날짜가 바뀌기 직전에 내 앞에서 차가 급정거 했습니다.


자동차 창문에 나의 모습이 비친다고 생각한 순간 나는 눈을 감고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또다른 해에는 갑자기 창문의 블라인드가 올라간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뭔가가 해를 넘길 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처럼,


날짜가 바뀌는 시간에 일어나 있다면 무언가 사건이 일어납니다.


잠을 자고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4년 전에 결혼하여 성이 바뀌었습니다만*,


(*일본에서는 결혼하면 여자가 남자의 성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 입니다.)


여전히 날짜가 바뀔 때까지 일어나있으면 TV가 꺼지거나 머그컵이 깨져서 물이 흐르거나 합니다.


"가키노츠카이**"를 볼 수없는 것은 쓸쓸하기 때문에 녹화해서 보고 있습니다. 녹화에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일본 유명 예능 프로그램, 매 해마다 선보이는 신년맞이 특집 프로그램이 재미있습니다.)



해가 바뀔 때 자신의 모습을 본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만약 평소대로의 자신의 모습이라면, 나는 다음 해를 맞이할 수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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