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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259th] 헌옷 가게

레무이 2017. 5. 12. 20:50

전에 삼촌에게서들은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20~30년 전에 삼촌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일을 하던 무렵,

어느 지방의 도시에서 일주일간 비즈니스 호텔에서 생활하며 일하게 되었다.

삼촌은 호텔 가까운 곳에 특이한 헌옷 가게가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거기는 1층은  헌옷 가게이고, 안쪽의 계단을 올라가면 2층은 레코드 가게로 되어있었다.

가게의 2층에는 중년 아저씨, 1층에는 젊은 점원이 있었다고 한다.

가게의 분위기로 보면 중년의 아저씨쪽이 두 가게의 점주로 보였다.

모두 낡은 서양식의 인테리어였는데, 약간 어두운 조명이었고 취급하는 제품과는 차이가 있는,

복고풍보다는 앤틱스러운 이상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 가게에서는 삼촌이 좋아하는 60~70년대의 서양 음악이 항상 흐르고 있었다.

USEN(음악서비스), 아니면 주인이 취미로 편집한 테이프를 틀어놓은 걸까? 삼촌은 생각했다.

삼촌은 헌옷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레코드 가게의 분위기 덕분에 종종 방문했다.


삼촌은 일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 레코드를 여러 장 구입하려고 밤에 그 가게로 갔다.

가게에 들어가자 오늘 진열했다는 모양으로 낡은 느낌의 재킷을 판매하고 있었다.

평소에 그런 걸 입지 않는 삼촌은 왠지 이상하게도 매료되어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그 때, 귀에 익은 음악이 흘러왔다.

그러나 삼촌은 그 곡의 이름이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다.

(물어보니 "붓처의 테마가 들어 있었던 녀석의 열대 리조트 풍의 곡"라고했기 때문에, 아마 핑크 플로이드의 '셍트로페')

삼촌은 조금 고민한 뒤에 2층의 레코드 가게를 확인하기 위해 계단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자 계단 옆 벽에는 본 적이없는 구멍이 있었다.

바닥에서 조금 위의 위치를 발끝으로 여러 번 걷어차서 뚫어놓은 것 같은 울퉁불퉁 한 가로 구멍이었다.

삼촌은 순간 당황했지만 평소에는 거기에 골판지 상자가 놓여 있었기 때문에 몰랐던 것을 알았다.

그러나 왜 벽을 고치지 않고 골판지 상자를 놓아서 가려놨던 것인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계단에 올라 가려고했을 때 구멍에서 스윽- 뭔가가 나왔다.


삼촌에게는 처음에는 이상한 생물로 보였다. 자세히 보면 그것은 손 같은 것이었다.

구멍에서 손목까지만 앞으로 꺼내어 아래쪽에 닿는 물건을 잡으려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인의 손보다 확실히 크다.

손은 어떤 병에라도 걸린 것 처럼 무시무시하게도 누르스름 한 색이었고, 손톱도 흙을 맨손으로 파낸 것처럼 검은 색의 만신창이였다.

모든 손가락이 굵기도 길이도 동일한 정도여서 엄지와 새끼 손가락의 구별도 없었다.

손가락이 나는 방법이 특이한 것인지, 일반적인 손에 비해서 완벽한 좌우 대칭으로 보이는 것이 심각하게도 오싹했다.

또한 중지의 관절이 반짝이는 것으로 보아 반지를 끼고 있는 것 같았다.

삼촌은 잠시 그것을 보고 있었는데, 더 자세히 보려고 가까이 가자 구멍 속으로 사라졌다.

너무도 이상한 것이었기 때문에 젊은 점원 쪽을 쳐다 보았지만, 의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침 거기에 뭔가 용무가 있었는지 2층의 가게 주인이 계단을 내려왔다.


가게 주인에게 지금 본 것을 알리려고 말을 걸며 구멍을 가리키는 순간

구멍에서 손가락 두 개가 뻗어나와서, 실룩실룩 손가락을 구부리면서 좌우로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이쪽을 엿보는 벌레의 더듬이 같은 섬뜩한 움직임이었다고 한다.

잠시동안 그 움직임을 계속하다가, 손가락은 계단의 중간까지 와있는 주인을 향한 뒤에, 다시 구멍으로 되돌아갔다.

기분이 몹시 이상해진 삼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구로 향했다.

그 직후, "너 상자는 어떻게 된거냐!" 라는 큰 소리에 놀라 뒤돌아 보니,

주인이 계단의 구멍을 가리키고 있었고, 젊은 점원이 당황한 모습으로 골판지 상자를 구멍 앞에 두고 가는 것이 보였다.


"그 손에 대한 것은 주인 밖에 모르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구멍을 막고 있었으니 방심한 모양이야.

하지만 골판지상자 하나로 구멍을 막아두는 걸로 막을 수 있는 걸까. 상당히 커다랬는데.

그런데, 그 손보다도 상자를 두고는 손님인 나에게도 설명도 변명도 하지 않는 그 가게가 더 무서웠어."

라며 삼촌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삼촌은 지금도 그 가게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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