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rd] 상자 속의 소녀
수십 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우리 할아버지는 솜씨 좋은 목공 장인이었습니다. 나는 그런 할아버지의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좋아서 자주 작업장에 출입하곤 했습니다. 그 날, 나는 언제나처럼 할아버지 댁에 방문해 떨어진 나무 토막을 주워서 놀고있었습니다. 눈앞에서는 할아버지가 작업대 앞에 앉아 묵묵히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투박한 손이 솜씨좋게 움직여서 나무를 깎거나 부품끼리 결합하거나, 그 뛰어난 실력에, 나는 잠시 놀던 손을 멈추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이상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할아버지의 뒤에 벽에 쓰다 남은 검게 빛나는 나무 판자가 몇장 기대어져 있었는데, 그 판과 판의 틈새에서 단발머리 소녀의 얼굴이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판과 벽 틈새에서 얼굴의 오른쪽 절반을 내밀고 들여..
번역 괴담
2018. 4. 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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