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시절의 이야기. 당시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6시에 아침 식사를 만들고는 작업복 차림으로 분주하게 출근하시고, 그 뒤에 나는 혼자서 준비하고 등교했는데, 그 날은 머리가 아팠다. 별로 대단치는 않았지만, 뭐 괜찮겠지 싶어서 학교를 가지 않고 빈둥대고 있었다. 아버지의 귀가는 밤이니까 들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날따라 점심 무렵 아버지가 돌아왔다. '우왁 무조건 혼날거야!' 필사적으로 변명을 생각하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아버지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산책 가자"고 말하는 것이었다. 화를 내지 않으신다면 뭐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아버지와 나갔다. 가까운 제방을 아버지와 손을 잡고 걸었다. 그동안 어떤 대화를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버지는 딸과 손..
204 : 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 03/01/19 22:02 4~5살 정도까지 아버지가 두 명 있었어. 그것도 바람피우는 그런게 아니라 진짜로 똑같은 아버지가 두 명. 이해하기 힘들거라 생각해서 설명하자면, 얼굴은 똑같이 생겼지만, 눈빛 만이 이상한 느낌이 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존재였다. 어떤 상황에 "그 녀석"이 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항상 아버지와 똑같이 집에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나도 어머니도 '그 녀석'이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고, 현관 앞에 왔을 때부터 몸이 떨렸던 기억이있다. 그리고 '그 녀석'은 집안에 들어와서는 어김없이 가구나 접시를 엉망으로 집어던졌어. 나는 무서워서 눈을 계속 감고 있었는데, 귀에 들리는 어머니의 "그만!"이라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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