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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660th] 두 사람의 아버지

레무이 2018. 6. 3. 07:30

204 : 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 03/01/19 22:02


4~5살 정도까지 아버지가 두 명 있었어.


그것도 바람피우는 그런게 아니라 진짜로 똑같은 아버지가 두 명.



이해하기 힘들거라 생각해서 설명하자면,


얼굴은 똑같이 생겼지만, 눈빛 만이 이상한 느낌이 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존재였다.



어떤 상황에 "그 녀석"이 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항상 아버지와 똑같이 집에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나도 어머니도 '그 녀석'이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고, 현관 앞에 왔을 때부터 몸이 떨렸던 기억이있다.


그리고 '그 녀석'은 집안에 들어와서는 어김없이 가구나 접시를 엉망으로 집어던졌어.


나는 무서워서 눈을 계속 감고 있었는데, 귀에 들리는 어머니의 "그만!"이라는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박혀있다.



단언컨대, 나의 아버지는 상냥한 분으로, 절대로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얼굴이 같고 성격이 정반대인, 또 한 명의 '그 녀석'은 확실히 존재했다.



지금와서 그 것에 대해 부모님께 여쭤봐도, "그런 일은 없었다"밖에는 말하지 않으신다.


그건은 대체 뭐였던 걸까···






205 : 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 03/01/19 22:05


>> 201


두 사람이 동시에 집에 있었던 적은요?


시시한 질문이라 미안






207 : 204 : 03/01/19 22:11


>> 205


아니, 그런 적은 없었어.


어쨌든 공포는 항상 아버지가 직장에서 돌아올 때부터 시작했다.


대개 본래의 좋은 아버지가 돌아오지만 가끔 '그 녀석'이 돌아오는 적이 있었다.






208 : 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 03/01/19 22:28


직장 스트레스 같은걸로 폭발하신게 아닐까






209 : 204 : 03/01/19 22:29


>> 208


그럴 수도 있을까.


하지만, 현관을 열기 전부터 '다르다'라고 알고 있었던 기억이 있어.


이제와서 가족에게 물어봐도 난폭했던 사실 자체가 없다고 한다.






210 : 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 03/01/19 22:39


>> 204


그 무서운 아버지는 그렇게 날뛴 후에 어떻게 돌아갔나요?


막 날뛰어댄 후에 '훅'하고 사라져 버리거나 한다면 무서운데.







211 : 204 : 03/01/19 22:43


>> 210


나는 그 때 눈을 감고 있었으니, 자세한 것은 불명.


하지만 잠시 후 조용해지면, 어지러진 집안을 어머니가 정리하고 있었다는 기억이 있어.






213 : 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 03/01/19 22:47


술버릇이 나쁜 아버지일 뿐 아닌가.


자주 있는 일이잖아. 평소엔 좋은 사람인데, 가끔 시끄럽게 떠들며 돌아오는 아버지.


엄마도 생각하고 싶지도 없으니 말하지 않는 것 뿐.






215 : 204 : 03/01/19 23:28


>> 213


술은 마시지 않습니다.


어쨌든, 내 기억에는 '다른 사람'이라는 이미지 밖에 없어.


왜냐하면 날뛰는 동안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기 때문 일지도 모른다.


보통은 그렇게 미쳐 있다면, "야!"라든가 "까불지마"라는 말 정도는 들렸을 것 같은데.







218 : 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 03/01/19 23:47


보통은 자신에 대해 다중 인격이 일어나는 시스템이 있는데,


이 경우 외부에 작용하여 "두 사람의 아버지"를 만들어 버린걸지도 몰라.


"학대 당하는 자신은 자신이 아니다" → "그래서 아프지도 두렵지도 않아" → "다른 사람의 자신"


이렇게 흘러가야 하는데,


"이런 무서운 사람이 아버지일리가 없어"→ "그래서 진짜 아빠는 두렵지 않다"→ "또 한 명의 아버지가 있다!?"


처럼 말이야.






219 : 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 03/01/19 23:49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도 '해리'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해리성 인격 장애의 대표가 다중 인격.









237 : 204 : 03/01/20 11:05


죄송합니다, 조금 전에 쓴 사람인데요,


그 후에 여러분의 답변을 읽으면서 역시 궁금했기 때문에 부모님께 여쭤 보았습니다.


그 결과가 점점 알 수 없게 되어버려서, 이걸로 글은 그만두겠습니다.



· 아버지가 날뛴 적이 있었어?


· 그 시절 바람을 피우고 있었던거야?


· 아버지는 정신병인가?


· 나는 정신병인가?



무엇을 물어봐도 "그렇지 않다"밖에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좀 강경하게 해보려고 했는데, 형에게 제지되었습니다.


그런데 진상을 들을 수있었습니다.





그 무렵, 분명히 집안이 시끄러웠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형의 말에 의하면,


"그때 날뛰던 것은, 어머니 쪽이야"


라고 합니다.





지금은 무서워서 어머니께 말을 건넬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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