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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차를 사자마자 친구를 태우고 야경을 보러 산으로 드라이브 갔을 때의 일입니다.

 

그 산은 산 자체가 심령현상이 일어나는 곳으로, 특히 그 산 중턱에 있는 절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보다 더한 야경을 볼 수 있어서 갔습니다.
같이 간 친구는 엄청나게 겁이 많은 녀석이었는데, 무서운 이야기를 하면 자리를 피할 정도.
그래서 그 녀석을 위해 평범한 대화만 나누며 야경이 보이는 곳까지 달리고 있었는데, 친구는 그동안의 이야기의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며 "그러고 보니 여기서 실종된 여자는 그 후 어떻게 됐을까."라고 말해 왔습니다.


친구가 말하는 실종된 여자아이는 저나 친구가 태어나기 전의 유명한 사건입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막으면서까지 갑자기 무슨 말을 꺼내나 싶었는데 문득 달리면서 옆을 보니까 그 절이 바로 근처였습니다.
친구의 질문에 "아직 찾지 못했고 아마 죽었겠지."라고 말하자 친구는 "그렇구나"라고만 말하고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훗날 그 친구에게 그때 그러고 보니 왜 저런 얘기를 갑자기 했는지 물었더니,
"그러고 보니 왜 그럴까, 왜 그런 걸 물어봤을까, 무섭네 무서워 무서워."라고 혼자 무서워해서 깊이 추궁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우연히 그날 동행하고 있던 회사 선배에게 왠지 모르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선배는 얼굴빛을 바꾸며 "너도 그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뭔데요?"라고 물었더니 아무래도 선배도 1년 정도 전에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선배는 남자 넷이서 드라이브하러 그 산에 갔다고 하는데, 네 명 다 초 겁쟁이들이기 때문에 차 안에서 폭음으로 음악을 틀면서 다같이 노래를 부르며 산을 달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절 이야기는 금기시하고 그냥 드라이브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오른쪽과 왼쪽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에 접어들었다고 하는데,
원래 루트는 오른쪽이기 때문에 "여기 오른쪽이네~"라고 뒷좌석에 앉아 있던 선배가 운전하는 친구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운전하던 선배의 친구가 "알고 있다구 ㅎㅎ"라고 웃으며 핸들을 갑자기 왼쪽으로 꺾었다고 합니다.
선배 가로되, 그때의 광경이 굉장히 무서웠다고 해서, 얼굴은 진행 방향 쪽일 오른쪽을 향하고 있는데 핸들을 제멋대로 왼쪽으로 꺾었다고 합니다.

황급히 선배가 "야야야야야야야! 반대쪽이야!"라고 말을 해줬는데,
선배의 친구는,


"큰 소리 내지 마! 놀랐잖아! 오른쪽으로 돌았어!"


라고 진지하게 말했다고 합니다.


직감적으로 '위험해'라고 느낀 선배는 차를 세우게 하고 지금 일어난 일을 내비게이션 지도를 보여주며 설명했다고 하는데요.
운전하던 선배의 친구와 조수석에 타고 있던 친구는 정말로 왼쪽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모양이고, 왼쪽으로 돌아서 쭉 가면 바로 그 절에 도착하는 도로 방향으로 무의식적으로 운전했다는 것에 공포를 느껴 반광란이 되어 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앞에 앉아있던 두 사람을 뒤에 태우고 선배가 대신 운전해서 온 길을 돌아오는 형태로 돌아왔다는데요.

오늘 이대로 돌아가는 것은 찝찝한 기분이 들어서 4명이서 그날은 PC방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배는 저한테 '너도 비슷한 경험을 했느냐'는 의미로 '너도 그래?'고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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