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요양 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친구가 시설에 들어왔을 때 지도해주는 선배가 요양 시설에 입주한 개개인의 정보를 알려줬다.
입주자 중에 아내분의 치매때문에 남편 이외에는 간호하기 어렵고 다른 친척도 없다고 해서, 둘이 함께 입주해 있는 부부가 있었다.
그 부부의 주의점으로 '두 사람을 떼어놓으면 안돼.'라는 말을 들었다.
친구는 신입이라서 긴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화장실이나 목욕도 말입니까"라고 무심코 물어 버렸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들은 당연히 따로할 것이었기 때문에 묻고 나서 바로 후회했는데, 지도 선배는 화장실이나 목욕할 때도 떼어놓지 말라고, 예상과는 다른 대답을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둘 다 싱글벙글 웃는 좋은 사람들.
아내분은 거의 말을 못하는 것 같았는데 남편분은 태도도 부드럽고 말투도 굉장히 공손한 신사.
둘은 항상 손을 잡고 있었고, 어디를 가더라도 그대로였다.
금슬 좋은 부부의 대표와도 같은 두 사람이어서 지도 선배의 조언도 납득되었기에 그대로 따랐다.
별다른 일 없이 세월이 흘러 자신이 가르치는 입장이 됐고, 친구는 자신이 가르친 대로 신입을 교육했다.
그날 오후 신입군이 파란 얼굴을 하고 직원실에 "큰일이예요!"라고 뛰어들어왔다.
영문을 모른 채 신입군을 따라가자 행선지는 그 부부의 방이었고 다정하게 손을 잡고 TV를 보던 두 사람이 활짝 웃었다.
신입군은 횡설수설하면서 "착각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안쓰러울 정도로 침울해졌다.
궁금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자 영문을 모르겠다며 울기 시작했다.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해서 가보니 부부 중에 할머니가 소변을 흘렸던 것이다.
그곳에서 다른 직원이 할머니를 돌보는 동안 신입군은 남편과 단둘이 있게 됐다.
그러자 순식간에 남편의 표정이 찌푸려지면서 고민에 차서 신입군에게 매달리며 간청해 왔다.
"제발 도와줘, 나는 저 사람과는 아무 관계도 없고 남편이 아니야. 어느새 이곳에 갇혀서 계속 손을 잡고 있어서 도망칠 수 없다."
그래서, 신입군 스스로는 어쩔 도리가 없어서 동료를 부르러 직원실로 왔다는 것이었다.
친구는 첫날에는 흔한 일이라며 신입군을 조퇴시켰다.
그 후에 특별히 필요는 없지만 자기를 지도해준 선배에게 그 사건을 보고 했다.
보고가 끝나도 그 자리에서 대답을 기다리는 친구에게 한숨을 쉬며 그 선배는 가르쳐 주었다.
"맞아. 둘을 떼어놓으면 남편 쪽에 더 문제가 생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