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커플이 드라이브 중에 어느 고갯길을 지나고 있었다. 날은 완전히 저물어 있었다. 마주 오는 차량도 드물었고 가로등도 없다. 조수석의 그녀는 말하다가 지쳤는지, 양털 담요를 덮고 가벼운 숨소리를 내고있다. 운전하는 그는 졸음을 떨치기 위해서 차 밖의 어둠에 눈을 부릅뜨고 집중하고 있었다. 고개를 절반쯤 넘고 있을까 하는 무렵, 그는 하나의 백색 세단이 갓길에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무심코 그는 차를 감속했다. 이런 곳에 세워져있는 차량은 대부분 호텔에 묵을 돈이 없는 연인들의 긴급 호텔 대용이 되기 때문이다. 세단의 뒷유리 너머로 들여다 보려는 순간, 세단의 문이 갑자기 열리고 안에서 나온 여자와 눈이 마주 쳤다. 그는 어색했기 때문에 차를 급발진시키고 그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여자가 그의 차..
그때는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시절. 당시 장난 심한 꼬마였던 나와 친구 K는 자주 혼나기 일쑤였습니다. 여름 방학 어느 날 호되게 혼난 K는 나에게 가출하자고 권유했습니다. 그런 재미난 일에, 내가 이견을 내놓을리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여행용 큰 배낭에 과자와 주스, 만화책 등 어린애들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것을 집어넣고는,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인근 공원에서 만났습니다. 분명히, 오후 8시경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런 곳에 꼬맹이들이 오갈만한 곳이 있을리가 없습니다. "어떡하지?" 회의한 결과, 밭의 오두막에 가기로 정했습니다. 내가 살고있는 곳은 나가노의 벽촌이라서, 마을에서 나오면, 주위는 논밭, 들판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밭에는 농사기구와 짚단들이 쌓아두는 오두막이 군데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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