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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259th] 모셔지지 않은 신

레무이 2023. 1. 10. 16:55

무서운 이야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제가 실제로 영령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게 된 사건을 써볼게요.

시작은 어렸을 때, 지금은 인연을 끊은 아버지쪽의 풍습으로 일어난 일입니다.
저는 아직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을 정도로 어렸지만 세상물정을 알게된 쯤이라서 자세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집안 풍습 때문에 삼촌이 주인으로 있는 호텔에 모였습니다.
그 풍습은 태어난 아이들이 10살이 되기 전에 얼굴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얼굴을 보여준다고는 해도 집안끼리가 아니라 가족의 조상님 영혼과 대면시킨다는 것을 말합니다.



평범한 성묘같은게 아니라 음양사? 분이 중간에 서서 조령에게 수호를 기원하는 행사였습니다.
오늘 어머니께 들은 바로는, 아버지꼐 들었는데 고명한 영능력자라고 합니다.
단지, 그 행사에서는 전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끝났습니다.
영혼이 나왔다거나 무서운 일이 일어난 것은 전혀 없습니다.(실망시켰다면 미안)

그 후 음양사같은 분과 아버지의 친척 일동이 호텔의 큰 일본식 방에서 식사를 했습니다.(연회실이었나?)
식사를 하고 술이 나돌기 시작하자 모두가 음양사에게 영능력을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거기서부터 음양사가 수호령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수호령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중심은 여기서부터입니다.

음양사님은 저의 수호령은 '모셔지지 않은 신'이라고 하셨어요.
관리되지 않는 사당에 무성하게 자란 풀이 있는 곳에 있는 거구의 사람이라고.
힘이 강하고 위험할 때는 지켜주지만, 그만큼 운기를 빨아들여서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그러니 너무 의지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 후 "누나의 발에 안 좋은 그림자가 보인다"고 말한 것이나, 할아버지 댁의 수호를 받기 위해 텐구의 목패를 받기도 했습니다.

덧붙여서 누나의 발에 대해서 말인데,
누나가 고등학교 때 병원에서 검사할 일이 있었고, 그 때 발꿈치 뼈가 조금 튀어나온 것을 알게 되어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가족끼리 '음양사님은 진짜였어.'라고 말했습니다)



그 후 저는 커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에 들어가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위에서 심령 소동이 있기도 했지만, 제 자신이 경험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상당히 불운을 겪었습니다.
특히 사고가 너무 많았어요.
1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차량 사고만 8번 있어요.
그 중 제가 잘못한 것은 1회였고, 나머지 7회는 사고였습니다.

신호등에서 멈췄는데 뒤에서 추돌했다.
신호 무시를 한 차와 교차로에서 부딪쳤다.
낙석에 차가 부딪혀 뒷좌석 창문이 깨졌다.

등등입니다.

제가 잘못한 것은 설산에서 미끄러져 가드레일에 부딪혔을 때 정도입니다.

그런 불행이었기 때문에 설날에 조부모님 댁에 가족끼리 모이자 음양사님의 이야기로 들떠 있었습니다.

"이번 사고도 수호령이 지켜줬을 것이다. 그리고 지켜준 댓가로 또 한 번의 불행이 올 것이니 조심하라." 라고.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제가 이 게시판에 올리려고 했던 이유입니다.

저에게는 먼 곳에 사는 친구 부부가 있습니다.
부부 모두 제 친구이고 남편(이하 A남)과는 불알친구라고 말할 정도로 친한 사이입니다.
아내(이하:B녀)분은 A남과 만나기 전부터 친구사이였고, 저와는 이성친구로서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였습니다.

그 부부로부터 영령에 시달리고 있다고 예전부터 상담을 받고 있었습니다.
랩 소리가 들리거나 악몽을 자주 꾸거나 밤이 되면 정원에 사람 모습이 보인다고.
저는 격려하거나 푸념을 자주 들어줬습니다. 상담을 해주기도 했어요.

최종적으로는 그들의 근처 신사로부터, 지방에서 정화의식이 가능한 신사를 소개받았습니다.

신주님을 뵈었더니 원인은 두 분이 아니라며 집안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구(저주도구)가 집에 놓여 있었어요.
집을 돌아다니다가 누가 말하기도 전에 신주는 주구를 집어들고 이것이 원인이라고 했대요.
그것은 A남이 플리마켓에서 발견해 온 높은 곳에 걸어두는 태피스트리였습니다.
저도 집에 놀러갔을 때 본 적이 있습니다. 대나무로 만든 물건이라 신기한 무늬였어요.
부부가 기억하기로는 확실히 그 주구를 산 2주 후부터 영적 현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신주는 주구 때문에 나쁜 기운과 영혼이 모여 있다고 하여 신주가 맡게 되었다고 합니다.

"주구를 정화할 것이지만, 부부도 함께 정화의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 있었던 이상, 정화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두 사람을 억누를 수 있는, 힘 있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불러오라."

라는 말을 들은 부부는 저와 상의해서 제가 가게 되었습니다.

나로서도 태어나서 가장 신뢰했던 A남과 지금도 유일한 이성친구인 B녀가 의지를 해오자, 고민하지 않고 승낙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과거에 좋아했던 B녀가 의지해 준 것이 기뻤습니다.



쉬는 날을 이용해서 우리는 그 신사로 정화하러 갔습니다.
산속을 지나 내비게이션이 숲속을 달리는 듯한 드라이브였는데, 과거에 한 번 갔던 부부가 앞장서서 달려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신사에 도착하자 신주님과 만났는데, 인품이 좋아보이는 할아버지였어요.
신주님은 저를 보고 "좋은 사람을 데려왔군요."라고 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의식을 받는 분들이 날뛰는 확률이 높은건지 걱정되지고 했습니다.

들어간 신사는 아름다운 장소였지만 장식 같은게 없는 심플한 장소였고, 집과 도장 같은 곳, 신사의 본전, 몇 개의 작은 사당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우리는 신사의 본전에는 들르지 않고 도장 같은 곳에 가서 의식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이 갑자기 도장에서 도망치려고 할지도 모른다."
"절대 도장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무슨 일이 생기면 막아달라."

그런 말을 들은 저는 부부 옆에 앉은 채 잠자코 있었습니다.


의식이 시작되자 부부는 술을 마시고 이상한 풀가지로 맞기도 했습니다.
A남은 두루마리 같은 걸 목에 감아두고 있었어요.
중간에 A남의 자세가 무너져서 뒹굴 뻔했는데, 억눌러달라던 제가 어깨를 잡고 일으켰더니, "눕혀놔도 됩니다!"라고 신주로부터 호통을 듣거나 하는 사고가 있었지만, 무사히 끝났습니다.



무사히 끝나고 나서 부부로부터 정화의 감사로 신사에 돈의 사례와 신사가 있는 산 근처의 초밥집에서 배달을 시켜 신주와 스님과 우리 셋이서 먹었습니다.
스님이니까 살생은 안 되지 않을까 했는데 네 발 달린 고기랑 냄새 강한 거 빼고는 괜찮다고. 신께도 물고기는 바치기 때문이라던가.

식사 중에는 신주(神主) 씨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주구의 정화는 전문 업자가 따로 있다면서 평범한 신사에서는 이미 하지 않는다던가.
일본의 주구가 아닌 아마 외국의 물건일 것이다 라든가.

그 후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신주님이 영시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신주님이 저와 만났을 때 "좋은 사람을 데려왔군요."라고 한 이유가 수호령이고, 저의 수호령은 어느 산속에 있는, 모셔지지 않은 사당의 오래된 신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을 지켜줄 것이다. 하지만 그다지 좋은 신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너무 많이 의지하면 무언가를 가져간다. 너무 의지하지 마."

그러더라고요.


친구 부부는 그 후 1년 정도 지났지만 영적 현상도 천천히 줄어서 지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A남은 통통하게 살이 쪄서 40kg 정도 몸무게가 늘어 잘 지내고 있어요.

이것이 제가 진짜 영능력자, 유령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입니다.

이상입니다.



왜 이 이야기를 했냐면 오늘도 죽을 뻔 한 사고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한번 더 올까봐 경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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