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고등학생 때의 이야기
고등학생 아르바이트는 10시정도까지 할 수 있는데, 내가 일했던 곳은 10시에 타임카드를 누른 후 쓰레기를 치우고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에 돌아오는 전철을 탈 수 있는 것은 결국 11시가 넘어서였다. (1시간에 1대 밖에 없는 시골)
가장 가까운 곳에 도착한 후 집으로 가는 경로가 3개 있는데, 그 중 하나만 도보로 15분이면 도착한다.
나머지 두 가지는 30분 이상 걸려 돌아가기 때문에 다음날도 학교에 가야했던 나는 15분 만에 도착하는 길을 택해 귀가하기로 했다.
그 길이 묘지를 지나는 길인데 심야인데다가 시골이고 가로등도 없어서 무서우니까 그때의 나는 이어폰을 끼고 음량을 맥스로 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걷고 있었다.
묘지는 자갈이 깔려 있어서 걸을 때 자갈 소리가 난다.
자갈을 밟으며 걷다가 음악이 바뀔 때 소리가 없는 틈에, 내 발소리와 어긋나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때의 나는 약간 머리를 굴렸다. 우연히 근처에 있던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차를 내 것인 것처럼 연기하면서, 열쇠를 찾는 척하며 추월해 지나가기를 바라며 차 앞에 서 있었다.
무서워서 그때는 뒤를 돌아보지 못했고 할 수 있었던 건 열쇠를 찾는 척하며 음악을 끈 것.
하지만 앞서가는 사람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고, 발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어 기분 탓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돌아섰다.
그랬더니 내가 조금 움직이면 닿을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남자 얼굴이 있었다.
나는 무서워서 소리도 나오지 않았고 움직일 수도 없이, 게다가 심장은 쿵쿵거리고 눈을 감지도 못한 채로, 실제로는 얼마 지나지 않았을 시간이 나한테는 긴 시간으로 느껴졌다.
그랬더니 또다른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내 눈앞에 있던 남자는 왔던 길을 돌아가듯 떠나갔다.
살았다고 생각하고 발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니 자정 무렵인데 기모노를 입은 할머니가 남자를 쫓듯이 걸어갔다.
나는 묘지에 혼자 남겨져 무서워서 집까지 뛰어갔다.
부모님은 이상한 소리 하지말고 일찍 자라고 하시고,
친구들은 할머니가 귀신이셔서 남자가 도망간거라고 하는데,
나는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닿을 거리에 있던 남자가 내가 돌아볼 때 부딪히지 않은 것이 이상했고, 최근 또 꿈에 그 사람 얼굴이 나와서 무서워서 잠이 안 와서 혹시 달라붙은 건가 불안해졌다.
나 자신은 직접 본적이 없지만,
3DS로 전철안에서 사진을 찍으면 창문에 큰 사람의 얼굴이 찍혀있거나,
산에서 사진을 찍으면 있을리가 없는 고양이가 찍히거나,
어렸을 때 누나가 자주 방구석에 말을 거는 것을 본 적은 있다.
이 이야기는 나의 실제 체험인데, 여러분은 인간과 귀신 중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