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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57th] 카루씨

레무이 2017. 1. 26. 16:29

나에게는 쌍둥이 언니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10살 때의 겨울 방학에 가족 모두가 아버지의 친가에 묵으러 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거기에가는 건 정말 간만이었고 가까운 친척이나 조부모를 만날 일이 너무 기대되었는데, 설마 그런 무서운 일이 일어나다니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고향은 야마구치 현에 있는, 주위는 띄엄띄엄 민가가 있는 정도로 낮에도 별로 왕래가 없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평소가지 않는 장소이기에 모험심에 가득차도록 부추기는것이라, 도착하자마자 언니와 함께 놀러나갔습니다.



언니와 함께 그립네~ 따위의 대화를 하면서 1자로 된 좁은 논길을 걷고 있자, 저쪽에서 절뚝거리는 여자가 걸어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폭이 매우 좁기 때문에 그 여자가 먼저 지나가면 우리가 지나가기위해서 멈춰 있었는데, 갑자기 언니가 저를 확 끌어당겨서는 원래 왔던 길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어째서 그러는거냐고 물어봐도



"괜찮으니까 빨리 돌아가자!"



라고 밖에 말하지 않고는, 그대로 아버지의 친가까지 돌아왔습니다.



현관에 도착하자 할머니가 마중 나와계셨는데, 얼굴이 창백한 언니를 보고 매우 놀라셔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그러자 언니는


"거기 논길에서 A짱을 봤는데 A짱이 아니었어!"


라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A짱은 친척인데 우리보다 3살 연상의 여자입니다. 이전 야마구치에 왔을 때는 함께 놀았습니다만, 그때 봤던 사람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도 엉망이고 옷도 진흙으로 더러워져 기억하던 모습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언니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다리를 질질 끌던 여자는 A짱과 비슷하지만 다른 요괴이며, 진짜 A짱은 그 요괴가 끌고있는 쪽의 다리를 붙잡아 당기고있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언니의 말을들은 할머니는


'카루씨 나왔어?!"


라고 말씀하시며 방안으로 서둘러 들어가셨습니다.



그 후에 부모님과 할머니께 여쭤보니 "아무일도 없을테니 걱정하지마라."라고 억지로 재우셨습니다.


그리고 아직 몇 박할 예정이었던 일정을 중지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일은 부모님에게 물어도 아무 대답해주지 않았지만, 얼마전에 겨우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라는 식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카루씨"라고하는 것은 방언으로'빌리다'라고 하는데, 그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가끔 죽은 사람이 살아있는 인간의 몸을 빌려 배회하는 일이 있다고합니다.



누구라도 상관없이 빌리는 것은 아니고, 죽은 사람과 친한 사람의 몸을 빌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 소문답게 그 A짱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몇 년 전에 돌아가신 A짱의 엄마였습니다.



카루씨는 몸을 빌려 돌아 다니며 어느정도 직성이 풀리면 (그것이 몇 시간 후 또는 며칠 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원래로 돌아간다고 합니다만, 그동안 몸을 빼앗긴 본인은 몸의 일부에 매달려 있지 않으면 되돌아올 수 없게되어 버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루씨가 빌리는 경우는 지금까지 성인뿐이었고, 아이의 몸을 빌리는 경우는 그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아이 몸에 어른의 영혼은 몸이 쇠약사 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 후에 할아버지와 친척들이 스님을 부르기도 하고 난리였다고 합니다.


결국 주술사라거나 하는 어떤 사람이 카루씨는 떼어내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만, A짱은 몇 주 정도 입원한 것 같습니다.



나에게 그때 매달린 A짱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언니는 단단히 필사적으로 발을 잡고있는 A짱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카루씨도 끔찍하지만 언니의 모르는 모습도 엿볼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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