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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서우면 쏘리.


중학교 2학년 쯤 품행이 바르지 않았기에, 수업시간에 땡땡이 치고는 양호실이나 학생 상담실 같은 장소에 맴돌기만 해서 불량한 선배들에게 귀여움 받았다.


그런 나를 차마 볼 수 없었던 양호 선생님이 여름 방학에 지역의 아이들(대부분 초등학생)의 캠핑 행사에 인솔로 참여하게 되었으니 너도 같이 가자고 말하셔서, 가난했던 나는 "캠프 카레"라는 단어에 현혹되어 여름 방학의 2일을 낭비하게 되었다.


S현 T시, 당시에는 그저 산이 있는 시골이라는 이미지였지만, 지금은 유명한 배우의 출신지에다가 애니메이션의 배경으로 사용되어 성지(?) 같은 느낌이 된 곳이다.


처음에는 귀찮았을 뿐이지만, 초등학생 아이보기 일도 오빠- 오빠- 하면서 존경 받다보니 나쁘지 않은 기분이 되었다.


뭐 정작 나도 중학생인데 말이야 ㅋ



그리고, 숙박이 예정된 캠프장에 들어선 순간에 시작된 이명현상.


산에 올라왔으니 그냥 고저차 때문이겠지? 정도의 생각이었다.


이 것이 하룻밤의 이상한 체험의 징조가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기대하고 있었던 카레는 아이들의 수제였다. 여러 불필요한 과정 덕분에 상당히 수분이 다분한 유감스러운 결과였지만, 모두가 웃으면서 만든 카레는 맛있었다.


밤이되어 중학생 남자용의 방에서 자려고 했지만, 모두 들떠있어서 꽤 잠들지 않았고... 결국 하나 둘 씩 잠들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한 녀석의 코골이가 심해서 도저히 잘 수 없었다.


왠지 짜증나있는 나에게 다가온 사람이 있었다.



동급생 여자아이가,


"밖에서 얘기하자"


라고 해왔다.



이야기의 내용은,


"왜 불량아가 된거니?"


라든지,


"내가 괜찮다면 힘이 되어줄게."


같은 내용이었다.



솔직하고 착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여자아이도 잠시 후, 졸음에 이기지 못하고 취침.


어느정도 혼자 멍하니 있었는데, 내가 보고있는 시야의 아슬아슬하게 바깥쪽에 작은 아이의 그림자가 서 있었다.


(누군가 일어났나?)


정도 기분으로 그림자 쪽을 봐도 아무도 없었는데, 그러자 이번에는 반대쪽 시야의 바깥쪽에 다시 아이의 그림자가 있었다.


물론 돌아봐도 아무도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하하하"


"후후 후후"


하는 웃음까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런 현상에 익숙하지 않고 영감도 제로인 나는,


(누군가의 장난?) 라든지 (졸려서 환청이 들리는건가?)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동급생의 여자아이가 자러 간 것이 새벽 1시 정도 였으니, 지금은 새벽 2시 정도 일까? 이제 잘까...


그러면서 시계를 보니 벌써 4시 30 분이 되어있어서,


그러던 중에도 시야에 그림자가 보이고 웃음도 들리기에 드디어 두려워졌다.



5시 전에 모두 함께 일찍 일어나서 벌레 잡으러 가려고 약속했기 때문에, 혼자있는 것도 겁이 나서 필사적으로 모두를 깨웠다.


그리고, 한숨도 자지 못한 나는 딱정벌레 잡는 동안에 졸음이 한계에 다달았다.


돌아와서 라디오 체조를 시작하기 전에 잤다. 이 때의 시간이 6시 정도.



 

꿈 속은 새하얀 세계였고 나는 뭔가에게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뒤 편에서 콩알만 했던 것이 점점 다가왔고, 사람의 그림자가 되었다.


필사적으로 필사적으로 전속력으로 새하얀 세상을 달렸지만 점점 거리는 좁혀졌다.


점점 그림자로만 보였던 것의 제대로 된 형태를 알 수 있었다.



그 녀석의 얼굴에는 눈과 코와 입이 없었다.



귀신이라고 말하자면 몽달귀신.


그런 느낌이지만 그 이목구비가 없는 얼굴을 보고 나 스스로도 왠지는 모르겠지만 [소년]이라는 것과 [웃고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소년에게 어깨를 잡혀 내 몸이 확 뒤돌려졌고, 밋밋한 얼굴인데도 왠지 웃고 있다는걸 알아채고 얼굴이 코 앞까지 가까워진 순간에 일어 났는데...



굉장한 땀이 흘렀고, 오랜시간 자고 일어난 듯한 컨디션이었는데, 시계를 보니 6시 5분.


잠들고 나서부터 5분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일어나서는 어떻게해서든 그 캠프장에서 잠을 잘 기분이 도저히 나지 않았고 대신에 돌아가는 버스에 탄 순간부터 정신 줄을 풀어놓고 잤다.


사실 돌아가는 그 날도 동물원이라던가 뭐라던가 들르면서 돌아갔다고 하는데, 나는 버스에서 오로지 잠만 잤다고 한다.



그날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도 여전히 피곤했기에 바로 잤다.


저녁 정도에 일어나면 되려나? 정도로 생각 했는데, 결국 다음날 오후까지 자버려서 갈증이 심해서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주스를 마시고는 어머니가 만들어두신 주먹밥을 먹고 간신히 진정되었다.


옆방에 가서 어머니에게 캠프의 소감을 말씀드렸다.


그 중에서도 이번 사건을 말씀드렸다.



어머니 "너 너무 자버린거 아니니 ㅋ 캠프는 즐거웠고?"


나 "응 재미있었어"


어머니 "그런데 너 말이야 캠프장에서 무서운 경험같은건 안했어? "


나 "...어어!! 어떻게 아는거야!?"


어머니 "네가 묵었던 곳, '나온다'라는 걸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거든."



어머니는 그냥 농담 반으로 물어보신 것 같지만,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니까.


내가 말하기 전에 갑자기 그런 질문을 들었기에 죽을만큼 무서운 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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