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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323rd] 하자 물건

레무이 2023. 3. 16. 22:42

아, 안녕하세요, 헤헤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날씨가 안 좋은 것 같네요.
아니, 저는 도내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하하, 부모님의 대를 이어받은 거라, 헤헤헤.
이런 변변찮은 날씨가 계속되면 또 늘어날 것 같아서요.
아, 변사자 수 말입니다.
도쿄에서는 1년에 1만 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하하, 저와 무슨 상관이냐고요.
헤헤헤, 그게 큰 문제예요.
하자 있는 물건, 알고 계세요?
모른다구요? 그렇군요, 하하하.



여러 가지 이유로 매매나 임대에 지장이 있는 부동산을 말하는건데요.
알기 쉽게 말하자면, 죽은 사람이 나온 방, 헤헤헤.
자살, 살인 등 변사사건과 관련된 물건은 저희에게도 고민이라서요.
예전에는 사실 숨기고 있었어요, 하하하하.
가격만 낮추면 나름대로 손님도 끌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된 손님들의 클레임도 그렇고요.
모르고 넘어가면 문제 없었는데요, 헤헤헤.
그게, 이봐요, 법이 바뀌어 버렸어요.



헤헤, 근데, 완전히 방법이 없는건 아니예요.
샐비지 업체라는 거 아세요?
뭐, 간단히 말하자면, 인양업체라는 거죠.
하자 물건의 '하자 사실 미고지 금지'라는 것은 직전 거주자까지 적용이 되는 거죠.
업자가 준비한 입주민을 끼워 넣으면 하자 고지가 필요 없게 되는 거잖아요.
하하하, 맞아요,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에에, 듣고 싶은가요? 헤헤헤.
저희 쪽에서 샐비지를 맡기는 거, 가칭으로 A라고 할게요.
A는 바빠서 말입니다.
도쿄 도내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도 의뢰가 많다고 하네요.
헤헤헤, 부럽기 짝이 없지만요.
직전 거주자는 뭐어, 아르바이트로 충당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A가 의뢰를 받았어요.
어느 날, A가 팩스로 의뢰받았던 적이 있는 집을 찾았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겐가, 반년 전에 샐비지해서 이제 막 넘긴 집이었어요.
지난번과는 다른 부동산에서 의뢰가 들어왔다고 하는군요. 하하하하.
도쿄 N역 근처의 임대 아파트 7XX호실이라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곧바로 A가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더니.
몇 달 전에 계약한 직장인이 방에서 목을 매단 것 같다고.
그래그래, 흔치 않은 일이라며 그 물건의 샐비지를 맡았다고 하더군요.



직전 거주자로써 보낸 아르바이트생도 자주 교체되었다고 하더라고요.
A도 망설였지만, 그럭저럭, 그냥 수락하고 말았어요.



그 후 반년 후 네 번째 의뢰가 들어왔다는데요.
이번에는 샐러리맨의 돌연사, 반복되어 버렸네요.

다섯 번째 의뢰도 또 반년 후.
물장사하는 여자가 농약을 먹어 버렸다고.

여섯 번째 의뢰도 역시 반년 후.
마약 하던 중에 배를 갈라버렸대요.

역시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서도 이상한 소문이 퍼져서 아무도 가고 싶어 하지 않아요.
하하하, 맞아요, 결국 여섯 번째 다음에는 받지 않았다고 하더랍니다.
현재도 A에게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매물 의뢰가 몇 건씩 들어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잘하는 분입니다"라고 소개하면, A는 웃어버립니다.


아아, 이거 정말로 비가 많이오네요. 이러면 곤란한데,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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