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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의 이야기.


미술부의 부부장이었던 나는 곧 다가올 문화제의 준비작업에 한창이었습니다.



동급생인 소꿉친구 부장은 다른 부원들을 챙기는데만 해도 벅찼습니다..


따라서 부부장인 내가 각위원회로 정신없이 뛰어다녀서


"이 설치물은 미술부에서 만드는거야?"


던가


"이 바닥에 장식 포스터 몇 장 찍어 둬야 하니?"


라던가... 그런 상세한 사항들과 정보의 전달쪽을 맡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부 활동이나 위원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훨씬 바빠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교가 시끌벅적합니다.


활기와 비례하여 하교 시간도 갈수록 늦어져갔습니다.


그렇게나 진지하게 일을 진행한다고 해도, 선생님이 도와주기는 하지만, 결국은 중학생이 주체가 되어 실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획대로 순조롭게 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문화제까지는 앞으로 며칠 밖에 남지 않았던 그날은 밖이 깜깜하게되어 버렸을지라도, 그 설치물을 완성시킬 때까지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하교시간을 한참 넘긴 시간이 된 18시가 지날 무렵.


체육계의 동아리 부원의 면면도 모두 돌아가는 길에서 나와 몇 명의 미술부 학생들은 학교에 계속 남아있었습니다.



설치물도 대충대충 완성하고, 밖은 이미 깜깜하니까 돌아가자는 말에 이르렀는데, 나와 부장의 2명이 각각 평소하던 마무리 정리를 했습니다.


부장은 부실인 미술실의 창문들의 잠금 확인을.


나는 교무실에있는 고문 선생님에게 귀가한다는 내용을 전하고 미술실의 문 잠금의 부탁을.


그 다음은 고문 선생님이 모두 확인해 준다. 그것이 평소하는 마무리였습니다.



고문선생님에게 보고하는 동안 돌아다닌 복도는 역시나 불빛도 최소한으로 낮의 학교와는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공포를 느끼지 않았던 이유는 검도부의 친구(이후 A라 합니다)가 고맙게도 우리의 활동을 도와주고 있었으며, 고문 선생님께 보고할 때에도 동행해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A는 매번 동아리가 끝나자마자 미술실로 날아와 항상 이것저것 신경써주고 있었습니다.



고문선생님께 보고도 끝나서, 부장에게 돌아가면 이제는 집에 갈 일 뿐...이었습니다 만, 여기서 A가 '우왁' 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부모에게 보여줄 프린트물, 책상 서랍에 놓고왔나봐..."



A의 책상은 오염된것으로 유명한 책상입니다.


받은 프린트는 그 몇 초 후, 쓰레기통이나 다름없는 본인의 책상 서랍에 밀어넣어져 다시 그 모습을 보일 무렵에는 보기에도 무참할 정도로 끔찍한 엉망진창 상태...라는 것이 언제나의 일이었습니다.


그런 허술한 관리인데도 불구하고, 이 때 A는 어째선지 프린트의 존재를 기억해내어, 다음 순간에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시선을 우리에게 보냈습니다.



"...혼자 다녀와, 우리들 신발장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으에에에... 정말로 싫은데. 게다가 아까 교무실 앞에 T가 있었잖아? 절대 또 뭔가 한소리 들을 거라고!"



부장의 가차없는 말에 이렇게 거부 반응을 나타내는 A가 말했습니다. "T"는 교내에서도 별로 인기없는 교사였습니다.


학생들에게 의미없이 시비를 걸고는, 비꼬는 말로 학생들을 괴롭히고 사냥하는....


그런 교류 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특히나 미움받고 있었습니다.


좋든 나쁘든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도, 그 혐오감을 가속시킨 원인이었습니다.


고문선생님께 보고를 끝마쳤을 때도 그랬습니다.


T는 우리가 문화제를 위해 늦게까지 남아있는 것이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야 늬들 하교시간은 벌써 한참 지났잖아. 또 뭔짓을 저지르고 선생님한테 혼난거냐?"


이런 말을 모르는 체 면전에 쏟아내는 것입니다. 히죽히죽 웃으면서.



본인은 농담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성실하게 활동하는 우리가 볼 때는


"쓸데없이 시간을 빼앗기지 말고 빨리 돌아가고 싶은데..."


라는 심정이 됩니다.



건방진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청소 시간 후 소득이 없는 이야기를 끝없이 들었던결과, 종례에 늦어버려 주위에서 야유를 받은 경험이 있는 A와 나에게는, T는 혐오의 상징이었습니다.



"T를 피하려면, 반대편 복도로 교실에 가면 되잖아?"



우리의 중학교에는 안뜰이 있고, 그것을 둘러싸는 형태로 복도와 교실, 교무실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교무실을 피해가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으므로(물론 멀리 돌아가게 됩니다), A도 또한 그 복도로 갈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그 반대편 복도 지금 전기가 고장났지 않던가?"



'우와 아아 이제 절대로 싫어!'라는 A의 아우성이 미술실에 울렸고 부장이 순간 지칠대로 지친 표정을 지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밤의 학교라는 것은 기분나쁘기로 유명하고, 나도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동시에 어린 마음 특유의


"평소와는 다른 상황에의 설레임"


도 맞물려, A의 소란은 어딘가 남의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장의 생각도 꺾였습니다.



결국 외부에 설치된 불안한 가로등에 의지하여, 3명은 캄캄한 복도를 치닫게 되었습니다.


무서움을 타는 A는 가운데에 섰습니다 (웃음)



"어쩐지 깜깜한 학교는, 신선하네."



그토록 무서워 해놓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어딘가 즐거운 듯한 목소리로 A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므로, 부장과 내가 어쩔수 없이 웃음을 터뜨려버린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2명의 인간에게 놀림받은 것에 분노하는 A를 가볍게 달래주며, 막다른 곳에서 좌회전, 안쪽으로 나아간 곳이 우리의 교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앞에 놓인 것을 보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멈춰섰습니다.



거기에는 큰 북과 사람이 몇 명 들어갈 정도로 큰 인형이 구석에 걸려 있었습니다.



"아 이건 문화제 날에 그녀석들이 사용..."


"응, ​​올해는 ○○소 출신의 사람들이 발표하더라"



부장과 나는 소꿉 친구, 즉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며, A는 그 옆의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중학교는 3개의 초등학교에서 모인 학생들이라, 그 학교에는 각각 전통의 무악(연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 또한 초등학교때 그것들을 노인회 등의 분들로부터 배워왔으며, 중학교의 문화제는 매년 순서대로 그 전통 예능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도 A도 그 차례가 아니었고, 다른 초등학교 출신인 친구들이 사용할 예정인 도구가 복도에 놓여있었습니다.


연습은 언제나 안뜰에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안뜰에 인접한 복도구석에 기대어 두는게 편리했던 거라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A의 학교에서는 어떤걸 배웠어?"


"우리? 우리는 횡적.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장이 묻자 A는 기분 좋게 대답했습니다.



"○○ (내 이름)쪽은 뭐였어?"


"우리들은 무악일까"


"우리들 것은 조금 수수하니까... 올해 하는 녀석들은 뭔가 화려할 것 같지 않나? 좀 기대되는데."



그런 이야기를하는 동안 3명은, 처음 보는 그 독특한 모양의 인형이나 북 등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린트가 생각난 A가


"맞다. 프린트 프린트"


라고 바쁘게 제자리 걸음을 뛰며 교실쪽으로 발길을 돌릴 때



"두웅"



낮은 입속에서 우물대는 듯한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습니다.



"야 A, 북 걷어차지마. 바보야"


부장이 나무라며 말했는데, A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우리 쪽을 뒤돌아봤습니다.


A의 얼굴은 "아니, 내가 한거 아니야"라고 불만을 생생하게 주장했습니다.


과연 A의 그 반응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 것은 바로 다음 순간이었습니다.



"투웅-"



마치 북의 표면을 가볍게 치는 소리.


강력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북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그것이 다시 복도에 울렸습니다.


이때 북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A는 가장 안쪽, 즉 교실에 인접한 장소에 있었고, 부장도 나도 인형의 곁에 있었기 때문에 북을 만질 수 없었습니다.



동시에 나는 묘한 감각을 기억했습니다.


한쪽 귀가 갑자기 압박되면서 소리가 멀리 느껴지게 되고, 동시에 통증과도 비슷한 이명에 가까운 무언가에 덮쳐졌습니다.


그 한쪽 귀를 향하고 있던 방향을 북이 놓여 있던 쪽이었습니다.



"아니 저기, 이봐, 갑자기 소리가 나는 일은 흔한거잖아? 신경쓰지 말라고!"


귀의 상태로 당황한 나를 무서워하는 것이라고 착각했는지 A가 빨리도 그렇게 지껄였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가로막는 것 처럼



"투-웅-"



또 다시 북소리가 울렸습니다.


1번 2번이라면 몰라도 3번째가 되면 우연이라고 믿기에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도망가려는 의도로 교실로 뛰어들었습니다.



교실의 불빛은 평소와 같이 켜져서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나는 아직도 잘 들리지 않는 한쪽 귀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내버려두면 낫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명은 조금 전보다도 점점 심해지고 있었기에 왠지 무서웠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이명의 안쪽에서 방울같은 소리도 몇 번 들려왔습니다.



"자, 빨리 프린트 찾아봐!"


"자, 잠깐만... 와우 이것은 언제적 숙제야...."



A의 더러운 책상은 하나의 물건을 끌어낼 때 다른 것까지 걸려내와버려서, 언제 받았는지도 모르는 학교 소식인지 홍보인지 바닥에 함께 떨어져 버렸습니다.


"야야 용서해줄게" 그렇게 말하는 부장은 불평하면서도 조금씩 아까 걸어온 복도쪽을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저기 ○○(내 이름), 복도에서 그 소리 나?"


"응? 아니... 안드리는데."



딸랑 딸랑 소리라거나... 이명이... 같은 말을 할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여하튼 A도 부장조차도 무서워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귀를 걱정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아, 찾았다! 이거다 이거!"



A가 목적의 프린트를 찾아낸 듯, 주름 투성이의 그 종이를 필사적으로 손으로 펼쳤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다른 프린트는 빠짐없이 다시 더러운 책상으로 구겨 넣어졌습니다.



이렇게 이번에야말로 돌아갈 수 있는거냐고, 교실에서 나오기 직전 A가 작은 목소리로 "우엑!"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부장이 화난것 처럼 A를 바라봤습니다.


"이번엔 뭐야, 너"


라고 하자, A는 약간 무섭게 복도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아니 잠깐 전등 아직 끄지 말아봐. 또 그 북의 앞을 지나는거야?"


"...그렇지 않으면 T가 있는 교무실 앞으로 가야하잖아"


"그건 그렇지만..."



나에게 "가는건 쉬운데 돌아오기는 무섭다"라는 말은 바로 이 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냥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북이 3번 울렸을 뿐. 그렇지만 그 무서움이나 기분나쁨은 중학생인 우리에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명은 처음에비해 머리를 부딪힌 수준으로 심해지고 있었으며, 한쪽 귀가 아무렇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불안이 커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T의 짜증남이 승리하여, 우리는 원래 왔던 복도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올때와 마찬가지로 A를 중간에 두고, 부장은 어딘지 모르게 내 부진을 눈치 챘는지 북이있는 쪽으로 걸어주고, 나는 북에서 가장 먼 위치를 걷게 되었습니다.


경계에 비해서는 북의 근방을 대단한 소란 없이 지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옆을 통과할 무렵에는 3명 모두 방심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문득 곁눈질하여 왼쪽의 깜깜한 창문쪽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거기에 나와 그 뒤에 A와 부장이 반사되어 찍혀 있습니다.



그 더욱 안쪽.


전기가 고장난 복도의 어둠에 덩그러니 흰 장신의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다음 순간, 컴컴한 복도를 불안하게 비추고있던 밖에있는 가로등이 부자연스럽게 깜박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투-웅--!"



유달리 큰 ​​북소리가 뒤에서 울려 퍼지고 A는 펄쩍 뛰듯이 놀랐습니다.


다만, A는 약간 운이 좋았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편 나와 부장의 경우에는 어둠속의 복도의 안쪽에 있던 하얀 그림자가 가로등이 점멸 할 때마다 연속적으로 이쪽으로 거리를 좁혀 오는 그 순간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것은 부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장은 가까운 거리에서 흰 그림자를 보곤 완전히 굳어 버렸습니다.


하얀 그림자는 멀리서 보면 장신의 그림자로 보였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흰 연기 그 자체였습니다.


연기는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사람으로 보이는 형태를 유지하면서 우리의 눈앞에 다가왔는데, 다시 북소리가 울려 가로등이 점멸 한 후에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A가 북쪽을보고 꽥꽥 떠들고있는 가운데 그것을 본 나와 부장은 식은 땀이 엄청나게 흘러서, A의 시끄러움을 나무라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그 막다른 복도는 교무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어 선생님께 들키지 않고 A를 조용히 시킬 수 있었고, 아무 일 없이 귀가 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내 이명도 집에 갈 무렵에는 가라앉았고, A도 부장도 이후 사고없이 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나중에 문화제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북과 인형을 사용한 전통예능은 문화제 개막식 직후에 열리게 되어있어서 나와 부장, 그리고 A는 가까운 자리에서 그것을 보게되었는데....


그 공연이 시작된 순간, 그 때와 같은 이명이 발생했습니다.


그것도 그때의 수준이 아니라 동급생이 북을 치고 울릴 때마다 머리의 한쪽을 둔기로 얻어맞는 듯한 착각이 일어날 정도여서, 웅크리고 앉아버렸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내 상태를 금방 알아챘기 때문에, 선생님의 부축을 받아 빠져나갔습니다.




조금 쉬었더니 두통은 조금씩 사라졌는데, 공연이 끝나고 홀에서 나온 사람들 틈에 섞여 나온 A와 부장의 안색이 나빠져있었기에 놀랐습니다.


부장은 그 공연이 시작된 순간, 시야를 하얀 안개로 뒤덮혀진 듯한 이상한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공연의 끝이 다가오면서 북소리가 심해질 때마다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고합니다.


"이상한 이야기이지만, 북소리가 안개를 걷어낸것 같아...."


그렇게 부장은 말했습니다.




한편 A의 경우에는 단순히 그 밤을 떠올렸기 때문에, 그때의 어두움에 덩달아 무서워진 것 뿐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무심코 좌우 양쪽 친구의 팔을 잡고는 떨기 시작해서 친구들이 걱정해 줬다면서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그 하얀 안개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나의 이명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성인이 된지도 한참 되었지만, 지금도 두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마다 떠올리는 이상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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