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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 3살 아래의 여동생이 있었습니다.
항상 내 뒤를 졸졸 따라오는 동생이었습니다.
그런 여동생이었기에 자연스럽게 나의 친구들과 함께 놀았고 모두의 귀여움을 독차지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10살 때 여동생은 갑자기 입원했습니다.
부모님은 입원한 이유를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매일 병문안 다니셨고 아버지도 휴일은 병원에 어머니와 함께 다니는 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처음에는 꼬박꼬박 병문안을 다녔지만. 아이이기 때문에 친구들과 노는데 한창이었습니다.
점점 병문안을 가는 횟수는 줄어갔습니다.
동생이 입원하고 나서 우리집 생활은 일변했습니다.
크리스마스도 설날도 없어졌습니다.
여름 방학 여행도 마찬가지 입니다.
솔직히 어린 마음으로 재미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동생의 투병 생활이 3년째를 맞이한 크리스마스날, 어머니 병원에 가야한다고 엄하게 말씀하셔서 어쩔 수 없이 갔습니다.
오랜만에 본 동생은 부쩍 야위었고, 한 눈에도 위험한게 아닐까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가져온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꺼냈고, 3년 만에 온 가족이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이했습니다.
정말 작은 크리스마스 파티였습니다.
그러나 여동생은 그렇게나 좋아했던 케이크조차 먹을 수 없을만큼 약해져 있었습니다.
해가 바뀌자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은 죽었습니다.
여동생이 마지막으로 해 준 말은,
"오빠, 아버지와 어머니를 독점해서 미안해. 사랑했어!"
였다.
나는 울면서 "나도 그래! 그러니까 죽지마!" 라고 외쳤습니다. 여동생에게 그런 말을 하게 한 나 자신이 후회되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부터, 나의 크리스마스는 가족 모두가 모인 마지막의 슬픈 추억 밖에 없었고, 언제나 싫은 날로 치부하고 살아왔습니다.
세월이흘러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진학했습니다.
친구들은 애인을 만들고 크리스마스 계획을 세우고 즐거워하고 있었지만, 나는 동생과 마지막으로 보낸 크리스마스의 기억에 즐길 수 있는 기분도 아니어서, 아르바이트를 잔뜩 넣어 매년 보내고있었습니다.
그런 흐름으로, 애인이 있을리가 없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부모님이 걱정되어 현지의 기업에 취직했습니다.
집에서 통근 할 수있는 거리의 기업에 취직했기 때문에, 다시 집에서 살면서 출퇴근 하는 나날이었습니다.
취직하고 3년 지나고보니 주위의 친구나 동기는 차례차례로 결혼해나갔습니다.
나는 취직하고 5년 만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아내와는 동갑입니다.
만난 계기는 친구의 소개였습니다.
좀처럼 연인을 만들지 않는 나를 걱정한 친구가 어느 날 아내를 소개해줬습니다.
아내와는 취미가 맞아 의기투합하여 휴대폰 번호와 주소를 교환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3번 정도 데이트를 하며 사귀는 모양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애인이 생기면 역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의 어딘가에 생기는 법입니다.
역시라고해야 할까, 그녀는 크리스마스의 예정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의 전날인 12월 23일.
후배 A가 발주 실수를 해 버려, 급히 회사에 출근 하여 대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사귀던 아내에게는 이메일로,
"크리스마스는 일 때문에 예정 취소할 수도 있겠어"
라고 연락을 했습니다만, 어떻게든 이브까지는 일을 끝냈습니다.
막차가 아직 있었기 때문에 막차로 귀가하려고 역의 승강장까지 무서운 걸음으로 걸어가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왠일인지 거기에는 열 살의 나이에 사망한 동생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여동생은 피식 웃으며 말했습니다.
"내일은 크리스마스네. 오빠, 메리 크리스마스.
여친은 좋은 사람이야. 결혼하지 않으면 안돼.
아버지와 어머니를 잘 부탁해."
그렇게 말하고 사라졌습니다.
나는 승강장에서 홀로 울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했습니다.
다음날 크리스마스,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결혼했습니다.
그 크리스마스 전날에 여동생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행복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이후, 동생이 나와주는 일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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