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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곳은 시골 중에서도 꽤 깊은 산골이었는데, 국도 줄기가 닿아있어 상점도 많았으며 언제나 북적였습니다.



지금부터 50년 전 당시의 내가 초등학교 5, 6학년 때의 일입니다.


그 국도에서 100m 정도 위로 올라가면 우리집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왕래하는 친척도 비슷한 높이였지만, 거리는 5~600m 정도 떨어져있었습니다.


그 날은 아이들끼리 친척집으로 갔는데, 밤이 깊어지면서 나는 돌아가고 싶어졌는데, 형과 동생에게 돌아가자고 했지만 아무도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혼자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한 번 국도에 내려가서, 다시 집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택한다면 주변이 밝아 무섭지는 않지만, 나는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산을 똑바로 가로지르는 지름길로 가려고 생각하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조심조심하며 산길에 발을 내딛었지만 큰 삼나무 숲 속에 들어서니 캄캄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산은 밝을때에 곧잘 다니던 길이기 때문에 어림짐작으로 다닐만 했기에, 조심조심 한 걸음씩 걸어갔습니다.



어느정도 걷고있는데 갑자기 큰 소리로,


"어~이"


라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갑작스러운 큰 소리에 화들짝 놀란 나는, 황급히 삼나무 숲 속에서 눈 앞이 캄캄해지며 달려나갔는데, 그러다 넘어진 곳에서 누군가에게 안겨 일으켜졌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는 우연히 내가 혼자 산 속을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뒤를 따라오다가 말을 걸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마음에 심장이 멈출지도 모를만큼 놀랐던 나는, 어둠속을 함부로 달린 댓가로 다리라거나 이곳저곳을 다쳤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갑자기 큰 소리로 말을 건 아버지에게 화가 나서 1시간 정도 울면서 날뛰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그리고는 절대로 다시는 그 산길을 통하는 길로 친척집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 길은 지금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종종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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