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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08th] 장미와 카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2. 14. 23:21


누군가 메모를 남기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2월이 끝나갈 무렵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 행동이 그저 귀엽다고 생각해서 메모를 남기는 인물이 누구인지 또는 왜인지 궁금해 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그 당시에는 우쭐댔지만 지금 생각하니 멍청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저는 그 메모들을 침대 옆 스탠드에 모아두고 있습니다. 물론 메모 옆에 놓이는 장미들은 시들어버렸지만요.



2월 28일

"아름다운 여인을 위한 아름다운 장미."


3월 3일

"스스로 좌절하지마"

이건 해고된 날에 받았어요. 그는 제가 잘린걸 알고 있었죠.


3월 18일

"친구란 것은 왔다 가는 존재야. 덧없는 계절처럼. 견뎌내야 해."

처참했던 친구 리아의 생일파티에 갔던 날 받았습니다.


4월 7일

"친구는 고를 수 있지만, 가족이라는 건 그렇지 않아."

제가 엄마와 험악한 말이 오고 간 날이에요. 역시 그는 알고 있었죠.


5월 30일

"새로운 사람을 너무 믿어서는 안돼."

저는 새로운 직장에서 괜찮은 남자를 만났어요. 그와 나는 정말 죽이 잘 맞았어요.


8월 4일

"그는 여기 있어선 안돼."

저는 그 남자와 가까워져서 몇몇 밤을 같이 보냈어요. 


10월 31일

"그를 차버려"

2주 동안 계속 같은 메모를 받았어요.


1월 1일

"작년의 쓰레기는 새해를 맞기 전에 버려야 해. 그는 더 이상 너를 귀찮게 하지 않을꺼야."

남자친구의 시체는 끔찍한 상태였어요. 그러나 메모로는 저의 열렬한 팬을 찾아내기에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죠. 저의 살인마 팬을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어요. 살아갈 의지를 잃었지만 메모는 계속 왔어요. 이제는 끔찍해졌죠.


1월 14일

"와, 너는 다 벗고 잘때가 보기 좋아. 좀 더 자주 벗고 자."

저는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1월 31일

"문 잠그지 마"


2월 5일

"나는 너를 원해. 미치도록."


2월 6일

"2월은 연인의 달이지. 우리들도?"


2월 10일

"너를 곧 데리러 갈게."


2월 13일

"내일."


딱 한마디 였지만 저는 고층 빌딩에 올라갔을 때의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저는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어요. 이건 미친 짓이었지만 그 남자가 너무 궁금했거든요. 저는 그날 공포에 떨며 밤을 보냈어요.

다음 날 아침, "오늘이야."라는 메모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이라는 건 오지 않게 됐죠. 많은 친구들이 제가 걱정되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경찰들이 그 날 새벽에 저희 집에 왔습니다. 저는 그들이 어떻게 찾아냈는지 묻지 않았어요. 경찰들은 그 놈을 저의 집 지하실에서 찾아냈어요. 경찰들이 찾아내기 전까지 지하실이 있는 지도 몰랐어요. 그 곳은 경찰들로 인해 잠시 봉쇄되어서 그 남자의 얼굴을 보지 못했어요. 제가 일어나기도 전에 그는 집에서 끌려 나가 잡혀갔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저는 그대로 잤습니다. 바보같이요.


오늘도 그 날 이후 평범한 날이었어요. 완벽한 장미 옆에 놓인 하얀 편지를 보기 전까지는. 

그걸 보니 그 날에 대해 기억이 났어요. 저는 침대 옆에 모아 둔 그 동안의 메모를 전부 읽었어요. 

오늘은 새로운 메모가 있네요.


"네가 보고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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