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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21th] 합숙

레무이 2017. 2. 22. 06:43

이상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 합니다만, 전부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중학생 시절, 나는 덩치있는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관악기부에 소속되어 있었다.


 


약 40명의 부원 중, 남자는 나를 포함해서 겨우 3, 4명 밖에 없었고, 나는 클라리넷을 담당하고 있었다.



여름 방학이되어 지역 대회를 향한 강화 훈련을 목적으로 합숙이 계획되어, 산에 위치한 숙소에서 1주간 합숙하게 되었다.



숙소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상상이상으로 무더웠고 게다가 창문에서는 벌레가 들어오기까지, 환경은 매우 나빴다.


 


그래도 어떻게해서든 지역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기 때문에, 모두 참아가며 열심히 연습했다.


 


그리고 그 끔찍한 사건은 합숙 5일째 밤에 일어났다.


그날 저녁 연습이 끝난 후 부원 전원이 숙소 근처에있는 호수에서 불꽃 놀이를 하게 되었다.


 


같은 파트의 S양이 "벌레에 물렸다"는 이유로, 불꽃 놀이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S양을 숙소에 두고 호수로 출발했다.



S양의 친구인 A양, K양과 함께 호수로 가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A양이 "역시 S양도 데리고 가기로 하자"라고 해서, 함께 숙소로 돌아가기로했다.


 


숙소에 돌아와서 A양은 개인실에 가서 S양을 불렀다. 그런데 S양이 없는 것이다.



3명이 분담해서 샅샅이 찾아봤지만, S양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디선가 엇갈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다시 호수로 향했다.



 


호수에 도착하면 이미 불꽃놀이는 시작되어 있었다. 거기서 S양을 찾아 보았지만 역시 없었다.


 


고문 선생님에게 S양이 없어진 것을 말했더니, S양은 분명히 아까까지 여기에서 불꽃놀이를 하고 있었다고한다.


 


나는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일단 3명이서 호수 주변을 찾아보기로 했다.


 


호수의 보트 승강장까지 왔을 때였다.



무심코 건너편을 보면 S양으로 보이는 사람이 호숫가에 서 있었다.



"어이, S양!" A양과 K양이 큰 소리로 외쳤지만, 저쪽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



나는 집중해서 S양 쪽을 바라봤다.



건너편까지 다소 거리가 있었고, 또한 어두워서 시야가 나빴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퍼-엉! 하는 큰 불꽃놀이의 소리와 함께 호수가 선명하게 비춰 졌을때, 우리들은 S양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물론 그것은 S양이었다.



그녀가 입은 흰색 원피스는 분명히 본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S양의 얼굴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엉망진창으로 무너져 있었다.



피투성이에다가 눈과 코, 입의 위치를 알아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게 정말 얼굴인지도 확실하지 않을 정도였다. 마치 얼굴만 다진 고기가 된 듯 했다.


 


"꺄아아아아아아악!!!"



A양이 비명을 질렀다. K양은 눈물을 흘리면서 그저 떨고 있었다.


 


S양이 엉망진창으로 무너진 얼굴을 이쪽으로 돌린 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눈으로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얼굴이라고 알아볼 수 없는데도, 우리들 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 만은 알 수 있었다.


 


그때 나는 공포에 질려 2명을 호수에 내버려 둔 채 숲으로 도망쳐 버렸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오로지 전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모두가 불꽃 놀이를 하는 곳까지 돌아 오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때의 나는 완전히 패닉이었기에, 지금도 모두에게 뭐라고 말했었는지 기억이 없다.


 


조금 안정된 그때, 나는 A양과 K양을 보트 승강장에 두고와 버린 것을 기억해냈고, 모두에게 말해서 부원 전원이 보트 타는 곳까지 찾으러 가기로 했다.



부원들은 모두 반신 반의하며 농담을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고문 선생님만큼은 심각한 표정이었다.



부원이 "S양은 어떻게 된 걸까요···"라고 선생님께 묻자, 선생님은

 


"분명 괜찮을거야··· 얼굴이 엉망진창이라는 것은 아무리 그래도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허허···"


 


이런 식으로 가볍게 웃으며 말했지만, 표정은 좋지 않았다.


 


부원 전원이 호수 주위를 수색했지만 결국 S양은 찾지 못했고, 보트 승강장에 쓰러져있는 A양과 K양 만 발견되었다.



그날은 밤이 늦었기 때문에 그대로 숙소로 되돌아왔고, S양의 행방은 찾지 못한 상태였다.


 


다음날이되어 고문은 경찰을 불렀고, 호수 주변을 수색 해달라고했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보트 선착장 근처의 물 속에서 S양의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게다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시체의 목만 예리한 칼로 잘려 사라져있었다고 한다.


 


갑작스런 사건으로 당황하여 울어대는 부원이 대부분이었다.



부원들에게 경찰의 질문이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S양과 접촉 한 장소는 어디였는지."



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부원이 숙소라고 대답했지만, 선생님을 포함한 5명은 불꽃놀이를 하고 있을 때 호수에서 봤다고 답했다.


 


그러나 5명 모두 그녀와 직접 이야기한 것은 아니고 그냥 모습만 봤다는 것이다.



합숙은 중지되고, 부원들은 버스로 학교로 돌아가서 그대로 해산하게 되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살인 사건으로 조사를 계속했지만, 결국 그 호수에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고, 사건의 진상은 수수께끼로 남았다.



A양과 K양은 정신적 충격으로 여름 방학이 끝나도 부 활동은 커녕 학교에도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고문 선생님이 불러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날 밤 선생님은 불꽃놀이를 하고있을 때 S양의 모습을 봤지만, 그리고는 볼 수 없었다고··· 잠시 후 호수 건너편 물가에 서있는 그녀를 봤다고 한다.



그때는 불꽃놀이의 빛도 있었기에 뭔가 잘못 봤다고 생각했지만, 저쪽에 있던 S양의 얼굴은 붉은 페인트로 칠한 것처럼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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