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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사라지긴 했지만, 본의 아닌 중지였기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하룻밤만 부활하는 것을 용서해주세요.
국지적인 소재는 잘 아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서 피합니다.
세 개 있는데요, 마지막 이야기를 꼭 쓰고 싶어서요.
나에게는 오컬트길의 스승이 있는데, 역시 그 사람 나름대로 귀신을 파악하는 방식이 있어서,
때때로 ‘영이란 이러한 것’이라는 강의를 해주었다.
스승 왈,
대부분의 영체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해.
사고현장에 머물러서 아직도 도움을 청하고 있는 놈도 있고,
살았을 때의 생활행동을 우직하게 되풀이하려는 놈도 있어.
그런 놈들은, 보통 인간이 무서워하는 건 똑같이 무서운 거야.
야쿠자도 무섭고 사나운 개도 무섭지. 미치광이도.
고함만 질러 줘도, 불쌍할 정도로 겁먹는 놈도 있어.
문제는 공갈에도 겁먹지 않는 놈.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놈하고는 얽히지 않는 편이 좋아.
라는 식의 말을 자주 했는데, 이건 납득할 수도 있고 흔히 듣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날 가르쳐준 것은 스승 외의 사람한테서 들은 적이 없고,
그와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도 들은 적이 없다.
내가 무지한 탓일지도 모르지만, 이 스레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대학 2학년의 여름, 나는 이상한 것을 연거푸 목격했다.
처음은 처음 간 파칭코 가게에서였는데, 파칭코 코너를 어슬렁거리고 있을 때
머신 앞에 앉은 아저씨의 모습이 이상해서 나도 모르게 멈춰 섰다.
아랫입술이 이상할 정도로 부어서 늘어져 있다.
거의 가슴에 닿을 정도로, 두욱, 하고.
저런 병에 걸린 사람도 있구나 하고, 그 자리를 떴는데 그 다음날.
시내에 나가려고 버스를 타서, 문 정면에 있는 좌석에 앉아 멍하니 있는데
앞자리에 앉은 사람의 손에 손가락이 많은 것을 눈치챘다.
팔걸이에 놓인 손가락이 아무리 세어봐도 6개 있는 것이다.
왼쪽 끝에 엄지손가락이 있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반대쪽 끝에 큰 손가락이 하나 더 돋아 있다.
다지증인 것일까.
그 사람은 나보다 먼저 내렸는데, 나 외에는 아무도 빤히 쳐다보는 기색이 없었다.
눈치를 못 챈 걸까, 하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내가 매너가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또 그 다음날, 이번에는 난쟁이를 보았다.
이것도 파칭코 가게에서였는데, 어린애가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다가 얼굴을 보니 중년이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잘 알 수 없는 독특한 생김새로,
새된 목소리로 “안 나오는데”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다리도 굽어져 있는 탓인지, 꽤 작다. 키가 작은 내 가슴팍도 안 될 정도.
이번에는 그다지 빤히 쳐다보지는 않았지만, 연속해서 기형을 보았기 때문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하고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이 일을 스승에게 이야기하자,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고심하는 얼굴을 했다.
스승은 나를 겁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저주받았군”이라는 둥 무책임한 말을 할 법도 했는데.
잠시 생각하더니 스승은 양손을 이상한 모양으로 겹치고 나서 입을 열었다.
“한번 보면, 당분간은 남을 주의해서 보게 되지.
그런 일도 있어. 개연성의 문제지.
단지, 방금 이야기에는 한군데 이상한 점이 있어.”
“버스 문 정면에 있는 좌석에는 오른쪽에 창이 있잖아”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생각했지만 끄덕였다.
“당연히 그 앞의 자리도 마찬가지야.
자, 그럼 네가 본 팔걸이에 놓인 손은 오른손일까요, 왼손일까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고개를 저었다.
“창측에 팔걸이가 있는 버스도 있지만, 너한테 잘 보이고,
또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할 만한 상황이라면 그 팔걸이는 통로측에 있는 거야.
그 말은, 엄지손가락이 왼쪽에 있어서는 안 되는 거지”
앗, 하고 생각했다.
“왼손이 놓여 있어야 하는데, 놓여 있는 건 흡사 오른손이야.
손가락이 6개인 것뿐만 아니라 그 점도 눈치 챘어야 했어.
듣기만 한 나도 느낀 위화감을, 빤히 보고 있었던 네가 못 느끼는 건 이상하지”
이제부터 무서운 말을 들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식은땀이 흘렀다.
“다른 두 이야기에서는, 여자인지 남자인지 용모에 대한 부분이 있었는데 버스 이야기에서는 없어.
자리에서 일어났으니까 봤을 터인데.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기억이 확실하지 않아.
너는 애매한 부분을 무의식적으로 숨겨서, 그것을 단순한 기형이라고 생각하려고 하고 있어.
한 번 더 묻겠는데, 그걸 빤히 보고 있었던 건 너뿐인 거 맞지?”
스승은 겹친 손을 들어올렸다.
“알겠어? 잘 쓰는 쪽의 팔을 내밀어봐. 너는 오른손이지. 손바닥을 아래로 해.
그 손 위에 왼손을 손바닥을 아래로 해서 덮어씌워봐. 엄지손가락 외의 손가락이 겹쳐지도록.
그래그래. 왼손 중지가 오른손 약지에 겹쳐지는 느낌으로. 왼쪽이 약간 아래로 오게 되려나.
나머지 손가락도 길이가 안 맞아도 겹쳐지게. 그렇게 하면 손가락은 6개가 되지”
이건 직접 해보기 바란다.
“엄지손가락이 두 개가 되고, 좌우대칭이 된 거야. 어떤 느낌이야?”
신기한 감각이다. 마음이 진정된다고 할까. 안심된다고 할까.
보통으로 양손을 겹치는 것보다 일체감이 있다.
그대로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특히 그렇다.
“이건 인간이 잠재의식 속에서 원하고 있는 손바닥의 모양이야.
좌우대칭에, 양측의 엄지손가락이 균등한 힘으로 물건을 잡지.
나는 이런 ‘엄지손가락이 두 개 있는 유령’을 몇 번인가 본 적이 있어.”
“그게 저한테만 보인 유령이었다고요?”
“아마도. 가끔씩 있거든. 죽기 전 모습 그대로 돌아다니는 귀신도 있지만,
보다 진정되도록, 불안정한 자신을 유지하려는 것처럼, 양손이 모두 잘 쓰는 쪽의 손이 되어 있다든지,
좌우대칭의 육손이 되어 있다든지...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중에 변형한 녀석이 말야.”
스승은 그렇게 말하고 유사 육손으로 나에게 아이언 클로를 걸어 왔다.
신기한 이야기였다.
그런 이야기는 견문이 좁아 들은 적이 없다.
양손 다 잘 쓰는 쪽의 손이라니...
괴담계의 책은 상당히 읽어왔지만 그런 점에 대해 이야기한 책은 본 적이 없다.
스승의 허풍일까, 아니면 내가 모르는 세계의 도리일까.
지금은 알 방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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