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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체험을 한 적이 있다.

여름이니까-라는 안이한 이유로 동아리 멤버들과 오컬트 스포트에 가게 되었다.

히가시야마 고개에 있는 히가시야마 호텔이라는 폐가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모았는데, 아무튼 나오긴 나온다고 해서 거기로 정했다.

어쨌든 불특정다수의 증언으로부터

“보일러실에 탄 흔적이 남아 있는데, 거기가 진짜배기다”

등의 정보를 얻었는데, 특히

“3층에서 사람 목소리를 들었다”

“아무것도 없어서 돌아가려고 했더니 3층 창문에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등, 3층에 섬뜩한 이야기가 집중되어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분위기를 내려고 우리 집에서 분신사바를 하고 논 다음

12시쯤에 현장을 향했다.

남자 넷에 여자가 넷으로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모두 꽤 여유를 부리고 있었지만

히가시야마 호텔의 음침한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인접한 묘지로부터 뒷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들어서

움직이기 편한 옷을 입고 오라고 모두에게 말해 두었었는데, 문제의 묘지가 없다.

오른쪽에 저건가 싶은 공간이 있긴 하지만 광대한 공터일 뿐이다.

“묘지 같은 거 없는데”

라고 멤버들은 말했지만, 회중전등을 켜고 공터에 들어가 보자

히나인형을 올려놓는 단 같은 것이 있고, 이상한 모양의 탑이 세워져 있었다.

“야, 여기 뭐라고 쓰여 있는데”

듣고 기념비 같은 것에 빛을 비춰 보자

‘순직자위령탑’

히이익-


쇼와 3*년 모 경부보

같은 말이 몇십줄이나 열거되어 있었다.

그 모양에, 옆의 폐가까지 해서, 여자애들의 반은 울먹이기 시작했다.

남자까지도 “위험하다니까요 여기” 하고 진지한 표정을 짓기 시작하는 형편이었다.


나도 겁은 먹고 있었지만 그대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 썰렁했기 때문에,

겨우겨우 달래서 안쪽에 있는 습지를 넘어 호텔 뒷문으로 침입했다.

부지에서, 하나 열려 있던 창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자 방은 전화기와 빈 깡통 등

갖은 쓰레기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목욕탕이나 화장실 등은 더러워지긴 했지만 사용하던 그대로라는 느낌이었다.

방에서 복도로 나가면, 칠이 벗겨진 벽이나 말려올라간 융단이, 완전히 폐가 그 자체였다.

회중전등이 2개밖에 없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떨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각 방과 화장실 등의 사진을 마구 찍었다.

특히 부엌은 용구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장부 같은 것도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이곳은 오너가 미쳐서 망했다고 한다.



1층을 탐색하고 나자 약간 용기가 생겨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아, 올라갔다.

2층의 홀에 도착해서 문제의 3층에 이대로 올라갈까 하고 이야기하고 있었을 때이다.


갑자기 정적 속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3층 쪽이었다.

여자애가 그만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연쇄하는 것처럼 동요가 확산되어, 몇 명인가가 밑으로 도망쳤다.

“침착해. 침착하라니까”

최악이다. 패닉은 사고를 불러 일으키게 마련이다.

나는 올라갈까 내려갈까 고민했지만, 따르르르르르르릉 하는 음산한 소리는 심장에 나쁘다.

“뛰지 마. 천천히 내려가라고”

하고 보호자가 된 기분으로 말했지만, 회중전등을 든 두 명은 이미 내려가버린 후였다. 

암흑이 스윽 내려와, 섬뜩해져서 나도 허둥지둥 달렸다.


1층의 넓은 로비에 모두 모여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별안간 전화가 멈췄다.


“집에 갈래”

하고 울고 있는 애가 있어서 거북했다.

남자들도 얼굴이 창백하다.

그 때 가장 나이가 많은 선배가 입을 열었다.

내 오컬트길의 스승이다.

“미안미안. 정말 미안”

그렇게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그렇게 놀랄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 미안해”

말하길, 놀래키려고 낮에 휴대폰을 한 대 3층에 놓고 왔다고 한다.

그래서 타이밍을 봐서 몰래 그쪽 폰에 전화했다고.

멍청하긴! 정도가 지나치잖아.

김이 새버렸기 때문에, 거기서 해산하기로 했다.


돌아가면서 스승이 말했다.

“거기 장난 아니네”

장난이 아닌 건 당신이라고 말하려고 했을 때 스승이 말을 이었다.


“우리가 위령탑 보고 있었을 때, 호텔 창문에 사람 있었잖아”

못 봤다. 그 때 호텔 쪽을 보려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여름이니까 한가한 멍청이가 왔나 싶었는데, 들어가보니까 확실히 아닌 거야.

10명 정도가 아냐, 더 있었어. 윗층에“

“있었다니...”

“장난 하려고 휴대폰을 한 대 더 살만큼 나한테 돈이 있다고 생각해?”

여기서 나는 으아아 상태.


“그건 호텔 전화야. 소리 들었잖아. 따르르르릉”

확실히.

모두를 보낸 후에, 스승이 터무니없는 소리를 꺼냈다.

“그럼, 돌아갈까 호텔로” 

나는 봐달라고 애원해서, 풀려났다.

하지만 스승은 결국 혼자서 갔던 것 같다.


후일,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보자, 거짓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또 전화가 걸려 와서 말야. 받아도 수화기에서 따르르르르르르릉.

근성 없는 놈!! 하고 소리 질렀더니 호텔 전체에서 울리는 거야.

위험하다 싶어서 달아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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