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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메뚜기의 목을 뜯어낸 적이 있다.
뜯긴 목은 두리번두리번 촉각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몸뚱이 쪽도 계속 뿅뿅 거리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무서워진 나는 목을 내던지고 도망가 버렸다.
그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는데, 대학 시절에 그 일을 기억나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겁쟁이 주제에 무서운 걸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강해서, 자주 심령 스포트에 갔다.
내게 오컬트에 관해 지도를 해준 선배가 있어서,
나는 그를 스승이라고 부르며 존경하기도 하고 폄하하기도 하고 있었다.
대학 1학년 가을 즈음, 그 스승과 상당히 위험하다는 소문이 있는 폐가에 숨어들어갔던 때의 일.
원래는 병원이었다고 하는 그곳에는,
밤중에 아무도 없어야 할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린다고 하는 소문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가져온 나는, 스승이 만족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여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없을 리는 없잖아. 들은 사람이 있는 거니까”
그런 숲 속에서 나무가 쓰러진 이야기 같은 말꼬리를 잡길래, 조금 발끈 했다.
타박, 타박 하는 소리가 정말로 나기 시작한 때에는, 무섭다기보다는 ‘해냈다’ 하는 기분이었다.
스승은 영감이 정말로 강하기 때문에,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장소는 거의 확실히 ‘나온다.’
오히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정도다.
“쉿”
숨을 죽이고 스승과 나는, 다인실인 듯한 병실에 몸을 숨겼다.
어두컴컴한 복도 끝에서부터 발소리가 균일한 리듬으로 가까워진다.
“어린애야”
하고 스승이 속삭였다.
보폭으로 알 수 있어.
하고 말을 잇는다.
아무도 없는데 발소리가 들리는 괴기현상을 앞에 두고,
그 발소리로부터 발 주인을 추측한다는 발상은 과연 대단하다고 감탄해야 할 것인가.
이윽고, 두 명이서 숨어 있는 병실 앞을 발소리가.
발소리만이, 지나쳐갔다.
물론 움직이는 것의 그림자도, 기척조차도 없었다.
정말이었다.
무릎은 덜덜 떨렸지만, 별로 내키지 않아했던 스승에게 이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기뻤다.
그런데 희미한 달빛을 의지하여 들여다본 스승의 얼굴이 창백하다.
“뭐야, 저거”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스승이 겁을 먹고 있다.
처음 보았다.
내가 그 어떤 위험한 심령 스포트에도 갈 수 있는 것은 옆에서 스승이 태연하게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위험한 거야!
나는 울었다.
“도망치자”
라고 하길래, 앞뒤 볼 것 없이 도망쳤다.
폐가에서 나올 때까지, 발소리가 따라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살아 있는 기분이 아니었다.
겨우 밖으로 나와 스승의 애차에 탔다.
“대체 뭐인 거예요”
“몰라”
말하길, 발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고.
아니, 원래 그런 데라고 말하자, “나한테 안 보일 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똑똑히 들리는 소리로 인간의 지각에 작용하는 영이, 정말로 소리만으로 존재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이 사람 이렇게까지 자기 영감에 자부가 있었던 건가)
하고 조금 놀랐다.
반년 정도 지나, 스승이 말했다.
“그 폐병원의 발소리, 기억나?”
흥분하고 있는 듯했다.
“수수께끼가 풀렸어. 아마”
쭉 마음에 걸려서, 조금씩 그 사건의 배경을 조사하고 있었다고 한다.
“환지일 거야” 란다.
그 병원에 옛날에, 사고로 양다리를 절단한 여자애가 입원해 있었다고 한다.
그 아이는 환지 증상을 쭉 호소했다고 한다.
이제 없을 터인 다리가 가렵다거나 하는 그런 거다.
그 환상의 다리가, 지금도 그 병원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목을 잡아뜯긴 메뚜기를 기억해냈다.
“이런 건 나도 처음이야. 오컬트는 심오하군”
스승은 무척 기쁜 듯했다.
나는 믿을 수 없는 기분이었지만,
“그 애는 그 후에 어떻게 되었나요?” 하고 묻자,
스승은 농담 같은 말투로 농담으로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어제 죽이고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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