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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488th] 폐 병원의 악몽

레무이 2017. 12. 7. 02:56

얼마나 무서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년 전, 나는 친구 3명과 함께 유령이 나온다는 유명한 병원 폐허에 갔습니다.


이곳은 정말로 한 걸음 발을 디딘 시점에서 "진짜 뭔가 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냉기로 가득해서 여름인데도 쌀쌀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계단을 올라가니 병실이 나란한 병동까지 나왔습니다.


그 층의 간호실을 보고 온 친구 A가 "누군가가 있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는 무서워졌긴 하지만, 담력 시험으로 생각하기도 했고, 무서워서 돌아간다는 기분까지는 되지 않았기에, 그 층을 분담해서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나는 A와 함께 간호실을 중심으로 탐색하려고 대기소에 들어가 이것저것 탐색했습니다.


그러다가 A가 내 어깨를 두드렸는데, 핏기없는 얼굴로 떨면서,


"B가 안쪽의 병실에 들어가는데, 그 뒤에 따라가는 그림자가 보였어."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을 끝내고는 저에게 "어깨 부딪힌거야?"라고 물어왔습니다.


나는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오른쪽 어깨를 살펴보니, 뭔가 흙탕물이 묻은 흔적이 흰 T셔츠에 있는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T셔츠 였기에, A에게


"방금 전에 네가 두드렸으니까 이렇게 된 거잖아!"


라고 조금 강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A는 무슨 소리냐는 느낌의 표정으로 "어깨 같은거 안두드렸는데?"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나는 어쩐지 오싹해져서 "이런 때에 올리지 마!" 라고 화를 냈는데, A는 "언제 이야기를 하는거야? 정말로 안건드렸어" 라고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습니다.


이걸로 나는 진심으로 무서워져서 일단은 B와 C를 부르러 다시 가보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A는 B와 C가 들어간 방에 다가가는 것 조차 무서운 모양이라, 간호사 스테이션에서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번 불러봐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저도 A에게 그림자를 봤다는 얘기를 들은 후라서, 역시 부르러 갈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른쪽 어깨가 묘하게 무겁고 아팠습니다.



그때 A가 "휴대폰으로 불러볼래?"라며 B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러자 웬일인지 벨소리가 반대편 통로 쪽에서 들려 온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깜짝 놀랐는데, 전화를 받은 것은 분명히 남성이었습니다.


A가 당황하면서 B에게 바꿔줘 몇번이나 말했습니다.


포기했는지 전화를 끊은 A는 저에게 "저기 우리 만이라도 도망치는게 좋을 것 같아···" 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 전화를 받은 것이 남성이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무서움에 서둘러 계단을 향해 전속력으로 내려갔습니다.


병원에서 탈출하고 차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서 차량에 탑승하자 조금 여유가 생겼고,


나는 "전화해 볼까?"하며 이번에는 C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러자 C는 바로 받아서는


"어이 B가 갑자기 사라졌는데? 두 사람하고 같이 있는 거야? 나만 혼자라고? 아 쫌~"


C는 의외로 태평해서 조금 안심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C에게 서둘러 나오라고 전달하고, 다시 B에게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차를 병원의 울타리 너머까지 가까이 대놓고 C를 기다렸고, 잠시 후 C가 휘청거리며 나왔습니다.


"어떤 방에도 B가 없어! 전화도 연결이 안돼, 조금 위험한거 아냐? 어떡해?"


라면서 C가 차량에 다가오면서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우선 C를 차에 태우고 사정을 들었습니다.


C가 말하기로는 안쪽의 병실에 두 사람이 들어 가려고 했는데, B가 C의 등을 여러 번 찌르길래, C가 뒤돌아 보니, 거기에는 B는 이미 사라져있었고, C는 겁이 나서 나와 A가 있는 곳으로 갔을 거라고 그때는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전화를 받은 후 C는 혼자서 B를 찾아다닌 모양인데, 그때 화장실에서 남자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온 것 같아서, 대범한 C는 병실을 닥치는대로 열고 안을 확인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아무도 없었고, B의 이름을 외쳐봐도 대답이 없어서 일단 나왔다고 합니다.



잠시 거기에 차를 세우고, 3명이서 상의하고 있었는데, B가 울면서 부리나케 차까지 힘차게 달려 왔습니다.


우리는 안심하고 B를 들이려고 문을 열어도 들어오지 않고는, B는 울면서 격노하는 것입니다.


"너희들 무슨 속셈이야! 모두 무시하고! 몇 번 불렀다고 생각하냐! 게다가 3명이서 돌아가려고 했겠다!"


라고 외치고는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우리는 겁나서 서둘러 119에 전화해서 구급차를 불렀습니다.


그녀는 그대로 이송된 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뇌경색이었습니다.



겨우 26세 였는데, 게다가 쓰러지자마자 즉시 이송되었는데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그 때 구급대원이 나에게, "어깨 무슨 일이야?" 라고 물어오길래, 기억을 떠올리며 오른쪽 어깨를 보니, 무려 진흙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검붉게 굳은 피 같은 것이 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C의 등에도 저와 마찬가지로 시커먼 피 같은 작은 손자국이 무수히 붙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C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고, 그 반년 후에 A가 교통 사고로 사망하고, 살아남은 건 나 혼자 뿐입니다.


저도 5월에 뇌경색으로 쓰러져 오른쪽 반신 마비가 왔고, 지금도 재활 입원 중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안심하고 있습니다.


입원하기 전에는 집에서 그저 공포에 떨고만 있었지만 입원하고 나서는 왠지 이상하게 두렵지 않아졌습니다.


병원은 무언가에 지켜지고 있는 것일까요? 너무 신기합니다.


집에 있을 때 자주 꾼 악몽도 더이상 꾸지 않고 있습니다.


거울에 비친 그림자에 두려워하는 일도 없어지고, 이대로 계속 입원해도 좋지 않을까, 까지도 생각합니다.



사망한 3명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는 살아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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