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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535th] 포르말린

레무이 2018. 1. 24. 21:48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검도장의 선배(대학생)가 어떤 알바를 했습니다.


병원의 지하에 포르말린 풀이 있어서, 신원 불명의 변사체 같은 것을 담구어 보존하는 것입니다. 목에 번호판을 붙여 관리 한다고 합니다.


알바의 내용은 떠오르는 시체를 장대를 이용하여 가라앉히는 단순작업이었습니다.


하루에 당시 직장인 월급 정도의 알바비가 지급되는 것인데, 하지만 이것은, 인원수로 분할하는 것입니다.


금전적인 문제로 찌들었던 선배는 혼자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병원 측은 "그것은 터무니 없다"고 난색을 표했지만, 선배는 억지로 강행했습니다.




나중에 그 선배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하루만에 그만뒀다고 합니다.


포르말린 냄새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야. 라디오와 책을 가져갔는데, 먼저 라디오가 이상해졌어. 튜닝이 이상해지고 잡음에 소리가 섞여 나오는거야."


선배는 라디오를 끄고 꾸벅꾸벅하면서 정기적으로 떠올라오는 시체를 가라앉혔습니다.


그러던 중 선배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시체가 떠오르는 간격이 어쩐지 짧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엉덩이라거나 배꼽부터 떠오르는데, 머리부터 떠오르는 것.


게다가, 떠오르는 것은 언제나 같은 시체였습니다.


중년의 통통하고 문신이 있는 시체였다고 합니다.


그것을 눈치채고나서는, 역시 선배도 소름이 끼쳤습니다.


그 때, 바로 그 시체가 선배의 발밑에서 머리부터 '쓰윽' 떠올랐습니다.


가스로 부풀어 창백한 얼굴, 부옇게 흐린 안구가 툭 튀어나와 금붕어같은 모양이었습니다.


시체는 선배를 쳐다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헤헤···라고 웃었어···."


교대 인력이 올 때까지 선배는 웃는 시체를 계속해서 밀어 넣었다고 합니다.




"다시는 하지 않을거야···"


그렇게 중얼 거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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