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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고향 집에서 있었던 옛날 이야기.
내가 5살 때의 사건이라서, 그 무렵엔 왜 그런 일이 일어 났는지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이야기.
아버지의 고향은 와카야마현.
내륙쪽이라서 바다는 없었지만, 주위는 논이 많았고 봄이 되면 연꽃의 꽃이 만발한 멋진 곳이었다.
아버지의 여름 휴가에 맞추어, 아버지도 오랜만에 귀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에게 고향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마침 계절은 봄이었고, 연꽃의 물결이 논 한쪽에 퍼져 있었다.
사진도 있지만, 여기에서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어린 마음에도 천국같았다고 생각했다.
단 하나, 당시에는 납득 가지 않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한쪽에 펼쳐져 있던 연꽃 밭에서, 아버지의 삼촌과 숙모, 사촌까지 4명이서 정신없이 꽃을 딴 것이다.
사촌은 손재주가 있었기 때문에 화환을 만들어 주거나 팔찌를 만들어 주거나 하면서 둘이서 난리 법석이었다.
그 와중에, 나는 넓은 연꽃 밭을 한가운데까지 꽃을 따며 돌아 다니고 있었다.
연꽃의 꽃의 꿀은 달콤하다는 것도 알았다.
멀리에 삼촌 이모, 사촌이 보이는 곳까지 와서는 역시 조금 멀리왔다고 생각한 나는, 돌아가려고 양팔 가득 연꽃을 안고 원래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고 했다.
문득 뒤로 시선을 돌리자, 거기에 아까까지는 없었을 사람이 있었다.
자세한 모습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파란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었다.
"어? 이 꽃 누나한테 줄까?"
이렇게 물어봤다.
나는 두팔 가득한 연꽃 중 절반을 여성에게 주었다고 기억한다.
이게 딴 것들의 전부니까, 다 줘버리기엔 아까웠던 것이다.
여성은 "고마워. 너는 혼자인거니?" 라고 나에게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라는 것을 어필.
솔직히 말해서, 그 누나가 예뻤기 때문이다.
꼬맹이였던 나는 그때부터 이미 그런 녀석이었다.
누나는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몇살인지 여러가지를 물어봤다.
누나도 손재주가 좋았는지, 화환이나 목걸이같은 것을 만들어 주었다.
좀 이상했던 것은 누나의 냄새가 흙과 같은 습한 냄새가 있었다.
어린 마음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저쪽으로 갈까?"
누나는 논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나무를 가리키며 나를 재촉했다.
물론 나는 환영했다.
누나는 내 손을 홱 잡고는, 아까와는 달리 힘을 담은 느낌으로 내 손을 잡아 끌고 갔다.
누나의 돌변에 나는 놀랐던 걸까.
그 손을 빼내려고 손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러나 나를 당기는 힘은 점점 더 강해졌고, 척척 논의 나무를 향해 누나는 나아가려고 했다.
"삼촌에게 여쭤보고 와야해." 라고 나는 부탁했다.
누나는 처음에는 들어주지 않았지만, 여러번 호소하자 마지못해 손을 떼고 나를 풀어 주었다.
나는 삼촌이 있는 둑으로 달려 갔다.
연꽃을 내버리고 조금 무서웠기 때문에 서둘러 달려 갔다.
삼촌과 고모에게 지금 있었던 일의 전말을 아이들 말로 이야기하자, 삼촌과 고모는 "집에 돌아 가자"고 말했다.
나와 사촌은 더 놀고 싶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징징댔지만, 삼촌과 고모의 모습이 진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삼촌은 사촌에게 푸딩을 주고 내 손을 잡고 또다시 밖으로 나왔다.
삼촌과 함께 논의 논두렁 길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누나는 눈에 띄지 않았다. 어디로가 간걸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삼촌의 손에 이끌려지는대로 논두렁을 걸었다.
그렇게 향하는 곳은 아까의 숲이었다.
나무의 정체는 묘지였다.
시골에 종종 보이는, 두세개의 묘가 모여있는 그런 느낌의 묘지였다.
삼촌은 어디서 났는지 향에 불을 붙여 무덤에 올리고 손을 맞췄다.
나도 따라서 손을 맞췄다.
주위를 둘러보자, 무덤 주위는 연꽃으로 가득했다.
유난히 큰 연꽃 덩어리와 화환이 땅에 절반정도 묻혀 있었다
"K야, 그 누나는 사람이 아니란다. 귀신이야. 너를 데려가려고 했던거다."
삼촌은 그렇게 나에게 이야기하고는,
"연꽃 놀이는 이제 오늘은 그만이야. 집에서 맛있는 밥을 먹자."
하고는, 다시 원래왔던 논두렁을 내 손을 잡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귀신이었어? 그 누나?"라고 도중에 삼촌에게 물었는데,
삼촌은 담배를 태우면서 아무것도 대답 해주지 않았다.
그날 저녁밥은 아버지도 놀랄 정도로 굉장했다.
정신없이 많이 먹고는, 배가 불러서 잤다.
아마 지금 생각으로는, 진수성찬으로 그날의 일을 잊도록 하려 했던 모양이다.
꿈속에 그 누나가 나왔다.
정말 미안하다는 표정을 한 누나는 "또 만나."라고, 꿈속에서 내게 말을 걸어왔다.
다음날, 연꽃 놀이는 하지 않았다.
대신 삼촌이 바다에 데려가 주었다.
죽을 만큼 대단히 무서운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불가사의하고, 지금 생각하면 조금은 서글픈 어린 시절의 추억 이야기였습니다.
결국 그 이후로, 연꽃 밭에서 놀았던 기억은 없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서, 연꽃 밭은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만, 무덤은 아직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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