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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신불"을 알고 있습니까?
식사를 끊고 산 채로 미라가 되는 것. 이것은 어릴 때 증조부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입니다.
증조부의 집 근처에는 "고승 산"이라 불리는 산이 있다. 거기에는 "고승 동"이라는 작은 동굴이 있고, 지금도 독실한 노인은 제물을 바치고 있다.
증조부도 그런 노인들 중 한 명으로, 매월 "고승 동"에 가서 고구마를 올리고 있었다.
어느 날, 증조부가 "고승 동"에 함께 가자고 했다. 초여름의 푸른 하늘이 눈부셔서 산책하기에 매우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
"고승 동"이라는 곳으로 가는 것도 처음이고 아직 아이였던 나는 들뜬 마음에 따라갔다.
"고승 동"은 산기슭에서 걸어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었다. 의외로 경치가 좋은 장소였다.
나무를 베어낸 다다미 8장 정도의 빈 터의 산등성이에, 아이가 겨우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있었고, 금줄이 걸려있다.
증조부는 그 앞의 평평한 돌에 고구마를 공양하고 열심히 기도했다. 그리고 조용히 돌아보면서,
"여기가 어떤 장소인지 알고 있니?"
하며 나에게 물어보셨다.
"여기는 할아버지가 사람을 죽인 곳이야"
증조부는 말했다.
나는 깜짝놀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옛날 여기에 한 스님이 와서···"
담담한 어조로, 증조부는 말하기 시작했다.
······
증조부가 어릴 적에 젊은 스님이 마을에 와서 촌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세상에는 고통이 너무 많습니다. 나는 즉신불이 되어 민중을 고통에서 구원하고 싶습니다"
스님은 마을 근처의 동굴에서 바로 즉신불이 되기 위한 고행을 할 것이니, 반드시 마을에서 협조 해달라고 당부했다.
즉신불이 되기 위해 식사를 끊고 산 채로 미라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일체의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수행을 하면서 매일 조금씩 식사량을 줄여간다. 이윽고 물만 마시게 되고, 마지막에는 물도 입에 대지 않는다. 그리하여 마침내 산 채로 미이라가 되어, 즉 "즉신불"이 될 수있는 것이라고 한다.
젊은 스님은 자신이 즉신불이 될 때까지 식사와 물을 동굴까지 가져와 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을 부탁했다.
"즉신불로 정화되는 수행은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만약 만일 내가 정신없이 도망치려고 한다면 이 동굴에 가두세요."
촌장은 스님의 제안을 이해하고 동굴 근처의 마을 몇 명에게 교대로 식사를 나르는 것을 명령했다.
즉신불의 고행이 시작되고 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증조부는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동굴에 물을 전달하도록 분부받았다. 아버지는 일 때문에 시내까지 나갈 일이 있었으므로, 열살을 넘긴 장남인 증조부에게 대신 시켰던 것이다.
증조부가 물을 가지고 동굴까지 가자, 스님은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동굴 바깥에 누워 있었다. 물을 내밀자 스님은 기쁜 듯이 그것을 마셨다. 아직 아이였던 증조부는 너무나도 앙상한 스님이 걱정되어서,
"먹을 것을 갖다 드릴까요?"
라고 얘기했다.
스님은 누운 채로 조금 웃었다.
증조부는 서둘러 집에 가서 어머니가 찐 고구마를 품에 안고 스님에게 가져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어머니에게 발견되어 버린 것이다.
어머니는 고구마를 어디로 가져가는지 물었다. 증조부가 정직하게 대답하자 어머니는 서둘러 인근 남정네를 모아 산쪽으로 걸어갔다.
증조부는 자신이 터무니없이 나쁜 짓을 한 것 같은 기분이되어 집에 남아 있었다.
스님은 즉신불의 수행이 너무 힘들어서 동굴에서 기어나오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스님을 동굴에 가두어 나오지 못하게 돌을 쌓아 가두어 버렸다.
그것이 스님과의 약속 이었기 때문.
며칠 동안 동굴에서 경을 주창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 목소리도 점점 작아져서 결국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나 마을 사람들이 동굴의 돌을 치워보니, 훌륭한 즉신불이 된 스님의 모습이 있었다.
좁은 동굴 속에 늠름한 좌선을 이룬 모습으로 앉아있는 미이라를 보고, 증조부는 왠지 고구마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때, 스님은 분명 고구마를 먹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스님에 대해서 어머니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그 스님은 산을 내려가 지금도 살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죽을 때까지 이렇게 고구마를 보내는 거야"
증조부는 조용히 그렇게 말했다.
즉신불이 된 스님의 시신은 어느 절에 지금도 모셔져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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