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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590th] 사고 후의 사건

레무이 2018. 3. 18. 18:30

회사 부하의 이야기라서 쓸까 말까 주저했지만, 너무나도 괴괴망측 한 이야기라서 여기에 쓰기로 합니다.



저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최근 그 공장의 큰 사고에 부하가 말려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쓸 수 없습니다만, 오른팔이 어깨부터 절단되었고, 오른다리에도 이어져서 회복이 불가능하여 절단하도록 강요될 정도의 큰 사고였습니다.


그는 의식 불명으로, 구급차로 병원에 옮겨졌을 때에도 상당히 위독한 상태였는데,


조치 덕분에 목숨은 건졌지만 여전히 의식은 돌아 오지 않습니다.


저는 책임자이므로, 그 날은 그의 곁에서 시중을 들며 병원에서 밤을 지새우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면회 사절이었기 때문에, 방 밖에서 대기하며 상층부와의 연락에 쫓기고 있던 저도 상당한 피로 때문인지, 어느새 방 밖의 벤치에서 잠들고 말았습니다.




한밤 중에 사람의 목소리로 깨어났습니다.


시계는 3시를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 목소리는 혼수 상태의 부하가 있는 방에서 들리는 것 같았고, 문 너머로 들여다 보니,



무려, 그가 일어나 침대에 앉아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곧바로 방에 들어가 말을 걸까 생각했는데, 어쩐지 모습이 이상했습니다.


그가 침대에 걸터 앉은 채로 아무도 없는 공간을 향해, 뭔가를 자꾸 말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휴대전화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은 가지고 있지 않았고, 가지고 있을 리도 없었습니다.


내용을 알아듣기 어려워서 살짝 문을 열어어 듣자, 드디어 그 비정상적인 상황을 뚜렷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네··· 네, 그렇습니다."


"여기에서 앞을 찢으면 되는겁니까··· 네"


"네, 많이 자라났습니다. 팔 위쪽이 아직."


"다리도 2개월이면 나오는 건가요. 감사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방의 위쪽을 보면서 계속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보통은 의식이 돌아왔다고 기뻐해야 하는 순간일테지만,


그 엄청나게 비정상적인 상황에 반대로 전혀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네··· 네, 잠깐만요. 지금 누군가 쳐다보는 놈이 있는데"


라고 말했습니다.


등골이 얼어붙었습니다. 설마 저를 말하고 있는 것인가?


평소 같으면 저를 '놈'이라고 절대로 부를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말하는 동안에도 그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러 보았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그가 말하는 것을 멈추고 침묵이 흘렀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야!"라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무서워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지만, 일단은 숙직 간호사에게 가서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믿어주지 않았고, 어쨌든 의식이 돌아왔다면 병실로 가자고 했습니다.





병실로 돌아가자 그는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간호사가 대충 체크한 뒤 나에게 한마디.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런 바보같은, 아까까지 일어나서 말도 하고 있었다고요."


라고 말해도 전혀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현재 그는 의식이 돌아와 퇴원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에 말했던 것을 기억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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