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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592nd] 그림자

레무이 2018. 3. 20. 18:30

내가 만난 것은 사람의 그림자 였다.



이것은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의 이야기.


나는 하교하던 중에 검은 그림자를 발견했다.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동궁신사"를 지나, 펼쳐진 시골의 논길 중간에 있었고, 그때는 벼 베기가 끝난 가을 날이었다.



석양이 경치를 붉게 물들이는 가운데 나는 홀로 돌아갔다. 사실 친구들과 하교할 예정이었는데, 선생님에게 불려 남아있었기 때문에 모두와 함께 갈 수 없었다.



아무도 없는 구불 구불한 논 길을 걷다 보니, 문득 누군가의 기척을 느꼈다.



"◯◯짱!?"



난 언제나 함께 하교는 친구가 기다려 준 것으로 생각하고 그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나는 기분 탓인가 생각. 또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역시 사람이 가까이 있는 낌새가 있었다.



"◯◯짱! 거기있어??"



나는 다시금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역시 대답은 없다.


나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물론 친구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다른 것을 발견했다.






그림자였다.




그것도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었다.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림자 만이 덩그러니 내가 온 길에 있었던 것이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



나는 직감하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두려움에 뒤로 물러나자, 그 그림자는 나를 쫓듯이 다가왔다.



내 작은 심장은 터질 듯이 뛰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지금까지의 인생경험과 타고난 감각들이 모두 경고하고 있었다.





도망쳐!





나는 달렸다. 그러나 그 그림자도 내 발을 쫓듯이 다가왔다. 그 그림자는 빨랐고, 내가 ​​한걸음 걸어가면 두걸음을 따라오듯 다가왔다.


깨달으면 그림자는 바로 뒤까지 와있었다.






도망칠 수 없어!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나는 그림자에 붙잡혔다.


그 그림자는 나를 만지고는 사라져 버렸다.




아니, 그림자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주위의 모든 세계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의식은 계속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눈치채보니 나는 동궁신사에 있었다.


그 그림자에서 탈출하고 어떻겐가 여기까지 온 것일까?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하늘을 보면 해는 완전히 져있었고 나는 집으로 뛰어갔다.



집에 가고 현관을 열자 "어디 있었던 거니?"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니에게 울며 매달렸다.


아무래도 나는 ​​1주일 정도 행방불명 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그로부터 30년 정도 지났지만, 그 그림자는 무엇이었을까 아직까지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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