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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671st] 짐작

레무이 2018. 6. 15. 07:30

초등학교 5학년의 여름 방학이 끝난 9월 1일.


개학식도 끝나고 오랜만에 친구들과의 재회해서 자신이 어딜 다녀왔는지, 뭘 보고왔는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새까맣게 그을린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왔다.


"우와-! 너희들 모두 까매졌구나! 바다라도 갔어?"


"응. 선생님도 까만색이네 바다에 갔던거야?"


"선생님은 ○산에 다녀왔거든. 그래서 셔츠 아래는 새하얀색이야. 이번 여름은 여러가지로 힘들었지."


"어? 선생님, 뭔데, 뭔데"


"아··· 그게, 다음에 이야기해줄게···"


그렇게 말하고, 선생님은 출석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동안 이상한 일이 이어졌다.


우리 반 학생들 중에 부상자가 속출 한 것이다.


그 수는 2주 동안 무려 18명.


그것도 모두 몸의 오른쪽 부분 어딘가를 골절당한 것이다.



이 기묘한 사태는 초등학생사이에서 "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퍼졌고,


당연히, 학급회의에도 이 이야기가 의제에 올랐다.


"모두 최근 부상이 많은데, 여름 방학 복귀 후에 늘어지는게 아닐까요?"


"선생님! 모두들 누군가가 저주를 걸지 않았을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다니."


"그렇지만, 모두 오른손 오른발을 다쳤잖아요."


"저주라거나 재앙같은······ 그런···"


이렇게 말하면서 선생님은 눈을 감고 잠시 가만히 있었다.





"·········아!"


그렇게 말하며 갑자기 선생님이 일어나서,


"짐작 가는 데가 있으니까 나에게 맡겨!"


하면서 학급회의는 거기에서 끝났다.




그 주, 선생님은 학교를 쉬었다.




다음 주 우리반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왔더니, 칠판 위에 한 장의 부적이 붙어 있었다.


그것은 선생님이 여름 방학동안 휴가를 갔던 ○산에있는 절의 부적이었다.


그리고 "괜찮아! 이제 아무도 다치지 않을테니까. 안심하도록."라고 한마디 하신 뒤로, 더 이상 이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이후 골절이나 부상을 당하는 학생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 후, 졸업 후에 이 이야기를 다시 설명해달라고 물어봤는데,


"그게, 조금 산에서 짐작 가는 데가 있어서 말이야······"


라며 말끝을 얼버무리며 대답 해 주지 않았다.




20년 후 동창회에서 알게 된 이야기인데, 선생님이 올랐던 산에서 전날에 실족 사고가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손발이 심하게 손상된 시체를 우연히 지나가던 선생님이 발견했다.


그러나 그대로 시체를 데리고 하산 할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선생님은 시신을 그대로 두고는, 하산 후 경찰에 연락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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