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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



여름 방학에 가족과 함께 할머니 댁에 놀러 가게 되었고,


나와 형은 그 당시 유행하던 슈퍼 패미컴과 좋아하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갔다.


할머니 댁은 주위에 산이 많은 곳이었는데 가까이에 바다도 있었다.


초등학생 때의 우리들에게는 천국이었다.



그리고 돌아가기 전날 밤.


나는 밥을 형보다 빨리먹고 2층에 놓여있는 슈패미를 하려고 생각해서 2층에 올랐다.


2층에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방이 있었고, 거기에 작은 텔레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밤마다 형과 격투게임 (아마도 아랑 전설?로 기억)을 몰래하며 달아올랐다.



그리고, 그 방에 들어가서 나는 혼자 게임하고 있었다.


그ㄹ고 10분 정도 지났을 쯤에 갑자기 문이 열리고 형이 들어왔다.


하지만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완전 쫄아서 "우옷!!"하고 외쳐버렸다. ㅋㅋ


하지만 형은 어쩐지 아무 반응이 없이, 내 옆에 앉아 컨트롤러를 손에 들었다.


왠지 형의 모습이 이상해서 "괜찮아?"라고 물었지만, 그것도 무시.


그리고 어느새 게임은 VS 모드로 변경되어 있었고, 형은 캐릭터를 이미 선택했다.


어쩔 수 없으니까 승부를 하게 되었는데, 원래대로라면 형은 엄청 강할텐데도, 오늘따라 터무니 없이 약했다.


왠지 가드 밖에 하지 않는다.


뭐 그 정도라면 나라도 쉽게 이길 수 있었으니까. 물론.


그리고, 역시 초등학생답게 "형 약하잖아 ㅋㅋㅋㅋㅋㅋ"라고 폭소해 버렸다.


그랬더니 형이 갑자기 울기시작했고 "우우···" 라고 말하면서 방을 뛰쳐나갔다.




"어? 왜 우는거야? ㅋㅋㅋㅋㅋ"라고 생각하면서 방을 뛰쳐 나간 형을 보자,


복도의 막 다른 곳에있는 창문을 열고 뛰어 내리려고 하고있었다.


정말로 쫄아서 내가 움직일 수 없이 얼어붙어있는 사이에 형은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다리가 풀려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에, "어엄마아아아아아아!!!!!" 라고 외쳤다.


곧 할머니와 어머니와 아버지가 2층에 굉장한 속도로 올라오셨고,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 있었어!"


라고 물었다.


"형이··· 창문에서···"


"창문에서 무슨!?"


"뛰어내렸어···"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이상한 것을 보는 얼굴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M (형)은 1층에서 자고 있단다."



1층에 내려 가자, 확실히 형은 자고 있었다.


죽어있었다는 뻔한 결말은 아니다. 모두들 내 착각이라는 걸로 평화적으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나에겐 그 사건은 착각이 아니었다.


물론 형은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할아버지의 영혼이 형으로 변해 나왔던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나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놀라지 않도록 형으로 변한 걸까··· 라고.


할아버지가 울었던 것은 분했던게, 나와 함께 놀 수 있었기 때문에 기뻐서 우셨던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할아버지 만나러 와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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