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1st] 털이 없는 개

우리 지역에서는 "털이 없는 개"가 나온다는 소문이 있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그 말을 듣고 "그냥 병걸린 강아지잖아?"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는 "그런게 아니라. 더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거야."라는 것이다.

털이 없는 개는 새벽 2시경에 국도에서 시민 수영장으로 향하는 도로에 나타나 수영장을 둘러싼 숲으로 사라져간다고한다.

초등학생인 우리에게 새벽 2시라는 시간은 미지의 세계이고,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두려움을 부채질했다.

또한 무서웠던 것은,

어른에게 털이 없는 개에 대해서 물어봐서는 안되고,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알려져서도 안된다고 한다.

왠지는 모르지만, 이 이야기를 어른에게 물어보면 털이 없는 개의 먹이가 된다고 한다.

여름 방학의 어느 날, 나는 친구인 Y의 집에 며칠간 놀러갔다.

Y는 고등학생인 형 T가 있었고, 내가 모르는 외국 곡을 자주 기타로 연습하고 있었다.

밤이되면 Y의 방에서 게임을 하고 형에게서 빌린 만화책을 읽거나 하며 지내고 있었다.

자정을 넘은 무렵, T 형이 우리 방에 나타났다.

"아직 안자고 있네?"

"오늘은 자지않고 아침까지 깨어있을거야."

"그래? 나 지금부터 차로 나갈건데 너희들도 같이갈래?"

나와 Y는 얼굴을 마주봤다.

초등학생에게 심야의 드라이브는 매우 매력적이었고 호기심이 끓어올랐다.

"그래. 갈래."

우리는 Y의 부모님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방을 나와 차에 올라탔다.

T형은 공부보다 노는걸 선호하는 타입, 자동차 면허도 지난 여름에 취득했다고 한다.

T형의 볼 일은 별거 없었고 편의점에서 주스와 과자를 사서, 우리들을 즐거웠다.

돌아가는 길. 담배를 피우면서 나에게 말했다.

"○○군. 털이 없는 개라고 알아?"

"응."

두근, 하고 심장이 울렸다.

T형은 히죽 웃으며 "보고싶어?"라고 물었다.

"형은 본 적이 있어?"

"시민 수영장쪽이었지. 어쩔래?"

"보고 싶어."

사실 조금 무서웠지만 호기심을 이기지는 못했다.

 

바로 자동차로 시민 수영장으로 달렸다.

디지털 시계는 01:34 로 빛났고, 숲의 웅성대는 소리 만이 음침하게 울렸다.

"슬슬일까? 일단 문을 잠궈놔."

그 말에 나는 사라졌던 두려움을 다시 느꼈다.

왜 열쇠를? 털이 없는 개라는게 뭔데?

차안은 무더웠 이마에는 촉촉하게 땀이 배어나와 T형이 내뱉는 담배 연기가 가로등에 비추어졌다.

"저거다."

T형이 중얼거렸다.

나와 Y는 앞 유리에 얼굴을 대고 밖을 내다봤다.

일정하게 박힌 가로등 불빛에 검은 그림자가 흔들렸다.

식은 땀이 뺨을 타고 흘러 손등에 떨어졌다.

어째서 심야에? 왜 어른에게 이야기해서는 안되는거야?

털이 없는 개는 우리가 탄 차의 옆을 지나 수영장 벽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에 섞이자 곧 보이지 않게 되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Y가 말했다.

"형. 어째서 저거···"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나도 자세히는 몰라. 그렇지만, 쭉 전부터 저러는 모양이야."

T형도 그것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와 Y는 털이 없는 개의 정체를 알았다. 심야에 나타나는 의미도 어른에게 물어보지 말라는 이유도.

그 개는 진짜 개가 아니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사람도 아니었다. 개도 사람도 아니었다.

지금도 털이 없는 개는 나타날까?

고향에 갈 때마다 지금도 생각하지만, 그것을 확인할 용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