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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골집에는 어린 시절부터 절대 들어가면 안되는 방이 있었다.
들어가지 말라하면 들어가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 나는 중학생 시절 몰래 들어가 보았다.
딱히 뭐라 할 것 없는 평범한 방이었다.
이상한 분위기도 없고 창문에서 찬란히 햇빛도 들어오고,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뭐야, 그저 방을 어지럽히지 말라고 그런거였냐는 생각에 맥이 빠졌다.
지루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잠 들어 버렸다.
그리고 가위에 눌리는 일도 없이 몇 시간을 낮잠자고 일어났다.
자고 있는 동안에도 깨어있을 때도 괴기 현상은 전혀 없음. 역시 전혀 무섭지 않았다.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방이라 무서운 것을 기대했는데···
방을 나갈 때 무심코 방에 있던 장롱 서랍을 열자, 일본식 인형(히나 인형(*)을 작게 한 것 같은 느낌)이 한개 들어있었다.
(* 히나마쓰리 인형: 3월 3일, 여자 어린이의 성장을 축하하는 행사에 장식하는 인형)
인형이 들어있는 서랍은 그것 뿐, 다른 서랍에는 평범하게 기모노 같은 것이 들어있었다.
무섭네에에에에~ 생각했다.
나중에 (인형의 이야기는 하지 않고) 할머니에게 물어 보니
아무튼 그 방은 아버지의 여동생, 즉 나에게는 고모에 해당하는 사람의 방이었던 것 같다.
장롱 속 물건도 모두 고모의 것.
하지만 이미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이야기.
집을 지금 상태로 재건축한 것은 부모님이 결혼하자마자, 미래에 아이가 (물론 나를 말하는 것)생겼을 때를 위해서, 두 가구용 주택으로 만든 셈이다.
그리고, 그 때 작은 정원을 없애고 증축한 것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 증축 한 곳에 세워져 있는 것이 "들어가면 안되는 방"
즉 고모의 방이었는데, 아무래도 집을 재건축을 하고나서부터 고모의 모습이 이상해졌다.
우선은 방에서 자고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고모의 이야기에 따르면, 새로운 방에서 자게되고나서,
아무리 깊이 잠이 들어도 새벽 3시가 되면 깨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눈을 뜨면 분명히 꺼놨을 전등이 켜져있고, 머리맡에 단발 소녀가 앉아있었다고.
그리고 이상하게도, 밝게 켜진 불빛 아래에서 여자아이의 얼굴 만 새까매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고모는 알았다고 한다. 웃고 있다는걸.
그런 일이 1주일 정도 지속되었다.
고모는 머리가 좋은 확고한 사람이라서 처음엔 모두들 불길한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해서 조용히 있었는데, 이제 한계라고 생각해서 할아버지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시집도 가지 않고 집에서 살게해주는데, 이 중요한시기 (아버지와 어머니의 일)에 농담하지 말아라. 나가고 싶으면 나가라."
그렇게 딱 잘라 거절했다.
그리고 또한 보름 정도 지나면서 할머니는 문득 고모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요즘은 고모가 아무 말도 없어졌고, 하루종일 묘하게 상냥한 얼굴로 싱글벙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 새로운 집에도 익숙해져서 이상한 꿈도 꾸지 않게 된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고모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그랬더니 고모는, 싱글벙글하면서,
"으응. 그렇지만 익숙해져야해요.
처음에는 하나였는데 점점 늘어나고있어요.
모두 계속 나를 내려다보고 있어요."
그렇게 말하고 "아하하하하하." 라고, 평소 조용하던 사람이었던 고모에게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소리로 웃었다고 한다.
아마 고모의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도, 꿈이나 환각이었다고 하더라도, 이 무렵에는 이미 너무 늦었던 것일까.
고모의 방 옆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방이었는데,
그날은 할머니가 한밤중에 옆에서 "바각, 바각, 바각, 바각"하는, 구멍을 파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모의 방에 가보니 방 다다미가 찢겨져 있었다.
그리고 드러난 바닥에서 고모가 웅크리고 맨손으로 일심불란하게 구멍을 파고 있었다.
"뭐하는거야!?"
할머니, 과연 딸이 심상치 않음을 짐작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고모는 그만 두지않았고. 입가에는 미소 마저 떠올라 있었다고 한다.
잠시 후 "여기있다······"라며 바닥에서 파내어 고모의 손에 쥐어져 있던 것은,
땅 속에 묻혀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작은 일본식 인형'이었다.
고모는 할머니에게 인형을 건네주고 그대로 웃는 얼굴로 벽까지 걸어가,
쾅, 쾅, 쾅,
몇번이나 계속해서 자신의 머리를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쾅, 쾅, 쾅,
"뭐하는거야 ××(고모의 이름)!"
할머니는 당황해서 막으려고 했지만, 고모는 엄청난 힘으로 뿌리쳤다.
"뭐하는 걸까? 정말로. 나,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걸까.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고모의 말은 곧 의미없는 웃음섞인 괴성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할머니는 들었다한다.
고모의 웃음 소리에 섞여서, 겹쳐들리는 뚜렷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고모는 그대로 10분 이상 머리를 벽에 부딪히다가 결국 갑자기 굳어져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장난감 같았다."라고 할머니는 말했다.
깨어난 할아버지가 구급차를 불렀지만, 이미 늦었다고 한다.
연수라든가 뇌간인지 두개골이 푹 꺼져있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은 의사는 믿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혼자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살인 혐의까지 받았다고.
역시 여기까지 일이 벌어지자 할아버지도 무시할 수 없었고, 딸을 눈뜨고 죽게 해버린 후회도 있어서, 절에 연락했다고 한다.
주지스님은, 방에 들어간 순간 토했다고 한다.
어찌된 일인지 옛날 여기에 태아나 어려서 전염병으로 죽은 아이를 모시는 사당이 있었는데, 게다가 이 곳에 방을 만들어 버렸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숫자의 아이들이 모여있다고 한다.
"절대로 이 방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스님은 대단히 엄한 얼굴로 다짐을 받았다.
할머니가 공양을 부탁한 그 인형은
"가져가고 싶지 않다. 그런 것에 섣부른 불제를 지내면 오히려 역효과다. 버리던가 태워버려라."
그렇게 거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거기부터는 괴담의 정석.
내다버린 인형이 어느새 방 옷장에 돌아와있거나, 태우려고 해도 전혀 불이 붙지 않는데다가, 날아온 불똥으로 아버지가 화상을 입는 등,
이미 평범하게 처리할 수 없는 일이 되었고,
곤란하게 된 나머지, 최후에는 일단 원래 위치에 다시 묻어버리고 방을 통째로 사용금지 했다고 한다.
비참한 이야기라서, 그 경위는 지금까지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단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은 것이 괜찮았던걸까, 인형은 거기까지. 더이상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응, 근데. 이미 나와있었는걸,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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