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5th] 후회

오늘 여기서, 내가 9년 전부터 계속해서 시달리는 후회와 공포의 기억을,

이 이야기를 본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함께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실제로 무언가를 씌이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설명하는 것으로, 나 자신의 기억의 그림자가 조금 밝아질 수 있기 때문에···.

9년 전의 체험, 그것은 내가 모 보험 회사에 입사 해서 3년째에 일어났습니다.

나는 계장이 되고 4명의 부하가 있었는데, 그 중 3명 (I군 T군 Y씨)는 일주일에 2번은 반드시 함께 술을 마시는 정도의 사이였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이 이야기에는 관계 없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그날도 우리는 4명이 단골 술집에서 식사 후 더치 페이로 지불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I군이 사과 한 개가 딱 들어갈 정도의 크기의, 보기에는 초라한 나무 상자를 꺼내어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은 이상한 장치가 있는 상자였는데

예전에 유행했던 매직 큐브처럼 나뭇결이 제대로 맞도록 하면 열린다는 상자였습니다.

그의 말로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것으로, 대단히 오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전쟁 전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열지 못했고 어차피 전쟁 후의 불탄 자리에서 주운 것이니까,라면서 저에게 주셨어요."

라고 했습니다.

그 상자를, 두 세대를 거친 지금도 아직 열지 못했다고 합니다.

나는 그 상자를 봤을 때부터 왠지 말할 수 없는 오한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나는 영감이 있는 편일까요? 가끔 상체와 하체의 균형이 맞지 않는 사람 이라든지, 다리가 모자란 (또는 없는) 작은 동물 등을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는, T군과 Y씨가 그 나무 상자의 마디마디를 풀거나 당겨 보는 것을 보면서, 왠지 조마조마한 마음이었습니다.

열려버리는게 아닐까, 내 영감은 그걸 두려워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날은 그 나무 상자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가게를 나와 귀가할 택시가 잡힐 때까지 5분 정도 밖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역시 무리였습니다.

그 후, 그 날은 모두 아무 일도 없이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I군이 전날 나를 제외한 2명에게 호평이었던 나무 상자를 회사에 가져왔고, 점심 시간에 사무일을 하고 있던 나의 곁으로, Y씨와 T군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 순간, 사이가 나빠질 것을 각오하고 그들에게 충고했습니다.

"그 상자는 열지 않는 편이 좋을거라 생각한다." 라고.

그는 의아해 얼굴을 하면서 나에게,

"동생과 같은 말을 하시네요."

라고 대답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분명 조만간 열어보일겁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무일을 하고 있는 나를 신경 쓰듯이, 그 뒤로 점심 시간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날의 일이 끝난 후 4명으이서 벚꽃구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근처의 공원에서 Y씨의 어머니가 만드신 국을 마시며 벚꽃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T군이 "이 멋진 풍경을 네사람 함께 사진에 담아 두자!"라고 말하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꺼냈고, 한층 굵어 훌륭한 벚꽃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일입니다.

밤이라 불필요한 빛이 들어올리가 없고, 개방 된 공간이기 때문에 플래시가 반사되어 변색될 걱정도 없었습니다만,

사진이 왠지 얇은 빨간색을 전체적으로 띠고 있는 것입니다.

T군은 "이런 일도 있구만."라면서 다시 한번 전원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또 다시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T군은 "넓은 범위를 촬영하다보니 때문에 쓸데없는 것이 들어가는지도 모르니까. 필름에 여유도 있으니, 한 명씩 찍자" 라고 말을 하여,

나, Y씨, I군, T군의 순서로 찍게 되었습니다.

먼저 내 촬영입니다. 이건 잘 찍혔습니다.

다음 Y씨, 잘 찍혔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의 I군 이었습니다.

처음 시도에서 찍힌 사진은 아까 찍은 것보다 어딘지 모르게 적색이 강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이번에는 왠지 I군의 주위에 빨간색이 아닌 노란색에 가까운 색의 얇은 비닐 같은 것이 찍혀있는 사진이었습니다.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면서도, I군은 다시 한번 찍어달라고 T군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나온 사진을보고, T 군은 "뭐야 이거, 뭔가 이상하잖아!"라고 말하며 우리쪽으로 달려왔고, 그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사진은 꽤나 끔찍한 것이었는데,

I군의 손과 얼굴이 거의 가려질 정도로 수많은 노란 손이 I군의 몸에 사방에서 얽혀 있었고,

또한 I군의 몸에서 노란색 손으로 얽혀 있지 않은 부분 (하반신)도 강렬한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I군은 이것을 보여준 후 하나의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이 었습니다.

"오늘 점심 시간이 지나서, 인쇄실에서 복사 중에 시간을 때우는 동안 나무 상자를 만지고 있다가, 결국 나무 상자가 열려버렸어요.

그런데, 안에서는 너덜너덜한 자루가 나왔고, 거기에 "천황을 위한 명예로운 죽음을 기리며."라고 써있었습니다.

열어보니 대량의 손톱과 머리카락 뭉치가 나와서 소각로에 던져 버렸습니다."

우리는 빨리 절에 가지고 가서, 그 이야기를 하고 사진을 공양받을 수 있도록 요구했습니다만,

절의 주지스님은

"당신이 한 것은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당신들이 가지고 온 그 사진을 공양하더라도 영의 분노는 진정시킬 수 없습니다.

그 나무 상자를 가지고 계십니까. 그것을 공양하면 갇혀 있던 영혼들도 구원됩니다.

반드시 가지고 오세요."

라고 주지스님은 일단 오늘은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I군을 보는 것은 그날이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I군이 어제 귀가 도중 집 근처에서 자동차에 충돌하여 몸통이 절단되고 하체는 불에 타오르는 자동차의 타이어에 말려들어 함께 불타버렸다고,

상반신은 거기에서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으며, 즉사였다는 것입니다.

그날 저와 T군과 Y씨는 그의 어머니로부터 나무상자를 넘겨 받아, 그것을 절의 주지스님에게 가져갔습니다.

그러나 절의 주지스님은

"이 상자는 원한 그 자체입니다. 그것도 더 이상 사람의 원한이 아닙니다.

이 영혼들의 분노를 진정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공양을 드리고 싶지만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도 하시겠습니까?"

라고 했습니다.

I군이 영혼에 휘말리고 겨우 반나절 만에 목숨을 잃은 것을 본 우리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헀고, 본인들이 독경을 배워서 외우기로 했습니다.

그해 12월, 우리가 영혼의 공포를 잊고 있었을 무렵, Y씨가 화재로 사망했습니다.

발화의 원인은 스토브의 불완전 연소였습니다.

남겨진 저와 T군은 불안해져서, 회사에 전근을 희망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이 땅을 떠나면 영혼들도 우리들을 쫓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미 나와 그 중 하나가 홀려있다는 가능성도 있었으므로, 서로를 배려하여 다른 장소로 전근시켜 주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너무나도 희망적이었다고 나중에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9년이 경과했습니다. 바로 악몽과 같은 9년이었습니다.

T군은 전근 후 2년 만에 결혼.

그리고 첫 아이는 태어난지 보름 만에 폐렴으로 사망하고, 두 번째 아이도 유산으로 잃었습니다.

이와 함께, 두 번에 걸친 유산으로 T군의 아내도 몸이 상했고, 뇌에 종양이 생겨 식물 인간이 되어 점차 체력이 쇠퇴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중병을 앓았습니다.

그리고 6년째의 가을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T군도 정신적으로 몰려있었습니다.

이듬해 봄에 회사 옥상에서 투신 자살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자주 격렬한 심장의 고동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꿈에서 먼저 가버린 3명이 나오는 일도 종종 생겼습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지금의 지병인 동계(*)도 공포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동계: 심장 박동이 심해지는 일)

나를 제외한 3명이 이미 사망 해 버렸기 때문에, 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길고 읽기 어려운 아마추어의 문장을 끝까지 읽어주신 사람은, 제게 씌인 영혼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을 주시는 셈 치고, 손을 모아 간단한 독경을 부탁드립니다.

"남무묘법연화경 (南無妙法蓮華経)"

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