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5살이 차이나는 오빠가 있습니다.
내가 10살이던 해에, 오빠 (25세)가 맞선을 했습니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정리되어, 신부가 될 분이 집에 인사하러 왔어요.
현관에서 맞이했을 때에는 예쁜 언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거실에서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조금씩 "오니(*)의 얼굴"같은 표정으로 변했다고 기억합니다.
(*오니: 일본의 요괴, 사람의 형태를 하고 뿔과 큰 송곳니가 있으며 사람을 잡아먹는다 함 - 네이버 사전 참조)
그 후에 언니는 1~2주에 한번씩 집에 놀러오게 되었습니다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오니의 얼굴"같은 표정(얼굴 자체가 변하는 것일지도?)이 강해져 갔습니다.
반년 정도 지난 어느 날, 거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던 언니는 "오니의 얼굴" 그 자체가 되어버린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며
"언제나 너 때문에 괴로워. 이제 그만 어딘가로 가버려"
라고 큰 소리로 말한 후에 졸도 해 버렸습니다.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옮겨, 조금 진정한 언니와 우리 부모님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언니는
"집에 들어갈 때마다 '한냐(**)의 얼굴'같은 것이 달라붙어 와서 견딜 수가 없었다."
라고 했습니다.
(**한냐: 일본의 요괴, 질투나 원망에 가득 차 무섭게 변한 여자의 얼굴을 묘사한 귀녀 - 나무위키 참조)
얼마 지나지 않아 언니의 부모쪽에서 혼담에 대한 거절의 연락이 들어 왔습니다.
그로부터 20년.
오빠는 여성과 교제는 합니다만, 결혼 이야기가 진행되면 영적(내 멋대로 단정하고 있지만)인 방해가 생겨서 아직도 결혼 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