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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850th] 겁에 질린 원인

레무이 2019. 3. 29. 11:44

오래된 일이지만 뉴스에 보도되었던 사건이라서, 아는 사람은 알고 있을지도.


혼자 사는 할머니가 아파트에서 고독사했다.

사인은 노이로제로 흥분하여 약해진 심장이 견디지 못한 심장 마비이다.

그녀를 아는 사람들의 말로는 항상 뭔가에 심하게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후 진상이 밝혀졌다.

증언한 것은 아주 가끔 자고가던 아들 부부였다.


독실한 할머니는 죽은 남편의 불단을 방에 두고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공양물을 올리고 있었다.

아들은 우연히 소변을 보던 이른 아침에, 할머니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목격했다.

할머니는 불단에 공양물을 새로 올리려고 하면서, 불단의 문을 여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결심한 듯이 문을 열고는,

"아, 역시···"

라고 초연한 눈치로, 예사롭지 않은 기색으로 낙심하고 있었다.


아들은 걱정되어 잠을 못 자고는 결국 그날 밤 물었다.

할머니는 초조하여 두리번거리며 말을 돌렸지만, 아들의 진지한 모습에 마침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에 따르면, 최근 불단을 열면 위패가 조금 뒤로 돌아가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위패가 갈수록 돌아갔기 때문에 무서워서 잠이 안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침이 될 때마다 제대로 앞으로 돌려놓은 위패가 다음날 아침이되면 또 비스듬하게 돌아가있다.



"할아버지가 화날만한 일을 한걸까. 

하지만, 어떤 공양물을 정성을 다해 올린다고 해도 말이야.

그게 완전히 뒤로 돌아가버리면, 난 죽을지도 몰라."


그렇게 말하고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 아들은 그런 일이 어디있겠냐고 생각했지만, 다음날 아침에 확인하자 역시 위패가 비스듬하게 되어 있었다.


"엄마, 이건 정말 재앙일지도 몰라요. 불제를 올려야겠어요."

아들은 그렇게 말하고 액막이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할아버지가 마중나오는거라면 어쩔 수 없잖니. 불제를 올리면 할아버지가 불쌍하잖아."

라면서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고 돌아갔는데 결국 돌아가신 것이다.

"분명히 위패가 완전히 뒤로 향했을 겁니다."

라며, 아들은 후회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할아버지의 오래된 친구가, "그건 이상한 일이야. 믿을 수 없어." 라고 말했다.

굉장히 사이가 좋은 부부였는데 살아있는 아내를 데려갔을리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꼭 한 번 확인하게 해달라고, 할머니가 죽은 방에 혼자 자기로 했다.

하지만, 역시 불길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깜박 잠들어 버렸다는걸 깨달으면 벌써 아침.

불단을 열자 위패는 제대로 뒤로 돌아가 있었다.

등골이 오싹했지만,

둘도 없는 친구였던 자신조차 죽이려 하는 것이냐고, 어차피 늙어 길게 남지는 않은 목숨, 이렇게 된거 어떻게 해서라도 정체를 밝혀 내겠다.

그렇게 결심하고, 오늘 밤에는 한숨도 잠들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일어났다.


한밤 중 3시경, '달각달각' 하고 불단 속에서 소리가 난다.

오싹했지만 용기를 내어 문을 열어 보았다.

달각달각···

달각달각···

위패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두려움에 심장이 멈출 것 같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만히 움직이는 위패를 보던 남자는 묘한 것을 깨달았다.

불단 전체가 미세하게 진동하는 느낌이었다.

"이건 도대체?"

불단은 받침대 위에 올려져 딱 벽에 붙여두고 있다.

설마.

남자는 불단을 벽에서 떼어냈다.

그 순간, 위패는 딱 멈추었다.

"이 벽 너머에 뭔가있는거야."

받침과 불단을 내려놓고 벽에 귀를 대자, "부우웅-" 소리와 함께 벽이 진동하고 있었다.

수도 펌프 소리였다.

이 아파트는, 심야에 옥상까지 물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배관이 하필 불단의 뒤쪽 벽에 붙어있었기 때문에, 진동에 의해 위패가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불행하게도, 위패가 조금 허술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한쪽으로 회전하고 있던 것이었다.

어쨌든 귀신의 소행은 아니라고 알 수 있었지만, 그 불쾌함은 견딜 수 없는 기분이었다.


지금 그 불단은 아들 부부의 집에 있다.

위패가 회전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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