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니가타의 상당한 시골에서 살고있는데, 농가라서 그다지 사람을 볼 일이 없다. 논이나 밭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람이 있으면 있다는걸 바로 눈치챈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집 사유지에··· 라기보다 정확히는 할아버지의 사유지에 오래된 우물이 있다.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은 우물인데, 옛날에 거기서 소년이 떨어져 죽었다는 모양이라, 엄중히 뚜껑을 아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그러면 우물을 메워버리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텐데,
어쩐지 토속 신과 관계된?···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 마을 단위에서 우물을 없애버리면 안된다고 하는 상황이라 방치되어 있다.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는데,
돌아오는 길에 거기를 지나고 있었더니, 초등학교 1, 2학년 정도의 소년이 우물 뚜껑 위에서 놀고 있었다.
좁은 마을이라 혼자 논다는 건 드물었고, 어린 아이가 적었기 때문에 보통은 나이 관계없이 모두 어울려 노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생각했다.
게다가 엄중하게 무거운 뚜껑을 덮어놓았다고는 해도 상당히 오래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반동에 의해서 부서지는 일도 있을 법 하니까, 주의를 주려고 생각하고 다가갔다.
그런데, 놀고 있다기 보다는 계속해서 뚜껑 위를 뛰고 있을 뿐이었고, 그게 무슨 재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쭉 같은 동작만을 반복하는 것이다.
밤이라면 나름대로 무서운 모습이었겠지.
"거기 위험해. 올라가면 안되니까 내려오렴!"
라고 말하자,
탁 하고 멈춰서 매섭게 노려보길래 위축되었다.
어라? 아이가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무서워서 움츠러들어 있는데, 소년이 피식 웃으며 내려달라고 하길래 조금 안심해서 손을 뻗었더니 소년이 돌연히 아래로 떨어졌다.
'무슨 일이 벌어진거지?' 하는 마음에 살펴보니 뚜껑이 부서져 있었고, 오래된 우물 속에서는 엄청난 물보라 소리가 들려서 초조해졌다.
뚜껑이 부서져서 떨어졌다고 이해한 순간 어쩔줄 몰라서, 잠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없었다.
어쨌든 누군가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여 반쯤 울면서 가려고 하는데 할아버지가 서있어서 깜짝 놀랐다.
너무 놀라서 숨을 쉴 수 없었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음 날의 아침이었다.
아마도 나는 가위에라도 눌렸던 모양이다.
울면서 의미불명의 말을 외쳤다고 부모님이 말해주셨다.
그리고, 큰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부모님께 알렸고, 부모님도 난처한 일이라고 생각하여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대화하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할아버지가 침실에서 나오셨고, 부모님이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그럴 리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나으리(우물이 있는 곳을 어째서인지 이렇게 부른다)와 우물은 아무곳도 부서지지 않았다."
라고 말이다.
그럴 리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우물에 가보니 뚜껑은 부서져 있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다, 확실히 떨어진 것을 보았는데.
부모님은 분명히 환상을 본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2년 전 의절된 이후로 뵙지 않았지만, 그게 무엇인지 지금이라면 들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예상컨대, 그 땅은 원래 무덤이었던 곳이 많아서 무덤을 허물고 집을 짓거나 했기 때문에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