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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266th] 산 위에 있는 대학

레무이 2023. 1. 13. 18:51

산 위에 있는 대학에 다닐 때의 체험담을 쓴다.
당시의 세세한 심정이라든가, 다른 무서운 이야기처럼 한 자 한 자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간결하게 쓴다.

대학 3학년으로 연구실에 막 들어갔을 때 사람이 무서운 체험을 했다.

여름이나 가을쯤, 나는 생물을 다루는 졸업 연구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늦어져서, 대학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버스를 아슬아슬하게 놓치고 말았다.
가장 가까운 역에 방을 얻어 버스 통학이었던 나는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 손전등 밖에 없는 어두운 통학로를 도보로 내려가기로 했다.
일단 도로는 포장은 되어있지만 산속이기 때문에 주변은 행인이나 집이 없어서 내 신발소리가 엄청 울려서 돌아왔다.

스마트폰 불빛으로 길을 비추며 터벅터벅 하산하고 있는데, 차가 한 대 나와 같은 방향으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별 생각 없이 계속 걷고 있는데, 그 차가 내 옆을 지나 조금 떨어진 곳에 정차했다.


나는 꽤 무서웠다.
차에서 이상한 놈이 나와서 덮치지 않을까 폭력단에 납치되거나 돈을 빼앗기지 않을까 발길을 멈추었다.

경적이 엄청나게 울리고, 어째선지 알 수 없는 호통소리가 들려서 나는 급히 달려 되돌아갔다.
길을 가다가 키가 작은 울타리를 발견하고는 곧장 기어올라 밭 같은 곳으로 들어가면서 대학 부지를 향해 달렸다.

대학 근처의 주차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차장 쪽에 몇 동의 연구실이 있어서 그곳으로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주차장에 남학생이 있었다.

남학생에게 매달려 도움을 청해서 깜짝 놀라는 눈치였지만, 학생증을 보여주고 필사적으로 간청해서 어떻게든 차 안으로 대피했고, 운전으로 하산을 부탁할 수 있었다.
부끄러움을 버리고 필사적으로 부탁해서 다행이다.
어떤 학부인지도 모르는 남학생이었지만, 지금까지의 경위를 물어봐주고 차안에서 내가 진정될때까지 달래주었다.

조금 진정되어 차로 바래다 주게 되었다.
그 무서운 차가 있는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뒷자리로 옮겨타서 옆으로 누워 숨으면서 운전해 달라고 했다.

"이상한 차가 길가에 서 있지 않나요?"

그런 것을 물었지만, 차는 커녕 사람조차 없다고 했다.

다행으로 하산할 수 있었고, 지나다니는 차량들의 소리가 많은 것을 듣고나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방 앞까지 운전을 받고 남학생과 헤어져 방으로 돌아와 바로 잤다.

다음날 아침, 밤에 산중 도로에서 자동차 사망 사고 뉴스를 보았다.
모르는 남녀가 죽었다.

마무리가 이상하지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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