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있었던 일인데.
당시 회사가 큰 회사였고, 전국에 사무실이 있는 그런 회사였어.
당연히 전근도 있었지만 전근지의 살 곳을 회사가 봐주고 월세도 내주고 수당도 나오고 전근 자체는 나쁠 게 없었다고는 생각해.
그 사이에 친했던 선배도 동북쪽에서 내가 당시 소속되어 있던 사무실로 전근 온 사람이었어.
몇 번인가 그 사람 방에 놀러간 적도 있었는데 회사에서 마련해 준 방으로 생각해보면 깔끔했고 1LDK에 살기 좋아보이는 방이었지.
그래서 선배와는 일이 끝난 후에 밥도 먹으러 자주 갔어.
그러던 어느 날 형이 요즘 어려운 일이 있다고 말을 꺼내는거야.
항상 신세지고 있었으니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물론 뭐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었기도 해서, 무엇이 힘드냐고 물어보게 됐어.
형 말은 이랬어.
매일 아침 출근할 때면 반드시 자신의 방 앞에 어떤 브랜드의 새 담뱃갑이 놓여 있다.
담배는 정말 싫어하고 절대 피우지 않으니까, 물론 본인이 직접 산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장난이라면 무엇이 목적인지 의미를 알 수 없고, 좀 섬뜩하다는것.
이 정도 장난으로는 경찰에 상담해도 소용이 없을 테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얘기였어.
들었을 때는 확실히 기묘한 이야기라고는 생각했지만, 다만 그것뿐이었지.
아침에 일어나면 담배가 매일 방 앞에 놓여 있다는 정도로는 실제로 해가 되는 것은 없잖아, 라는 것이 솔직한 감상이었어.
그대로 선배에게 전하면, 뭐랄까, 라고 납득했는지 어떤지 미묘한 표정을 지었고, 그리고 그날의 식사모임은 해산했어.
일주일 정도 있다가 였을까, 이번에도 형 방으로 모였어. 왠지 모르게, 지난번 이야기의 계속인가, 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상상했던 대로, 아니나 다를까 그 담배 건이 해결되었다고 선배가 말했기 때문에, 누가 두고 있었냐고 물어본 거야.
그러면 말이야,
"내가 방 앞에 두고 있었어."
결국 선배는 방 앞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경찰에 상담하든, 스스로 해결하든, 우선 영상으로 남겨 두고 싶었던 것 같은데, 하긴 증거가 없으면 어쩔 수 없으니까.
그랬더니 새벽 2시쯤 선배가 방에서 나오는 영상이 찍혔대.
그리고 30분 정도 있다가 선배님이 다시 방 앞으로 들어와서 담뱃갑을 복도에 놓고 카메라 쪽을 향해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는거야.
그런 영상이 며칠 분량이나 찍혔다고 선배는 말했어.
근데 본인은 그때 기억이 없고 왠지 징그러워서 영상도 지워버렸다고 하더라.
그 후에는 선배와는 지금까지와 같은 관계를 선배가 전근 갈 때까지 계속하고 있었는데, 어쩐지 그 담배 건은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아서 내쪽에서 먼저 언급하는 일은 없었어.
딱 한 가지 선배님에게 차마 말씀을 드리지 못한게 있는데.
선배 방에서 담배 건을 선배한테 듣고 있을 때, 그 사람 계속 히죽히죽 웃고 있었어.
아마 영상에 나오던 미소 그대로였겠지.
그래서 담배는 전근 갈 때까지 계속 매일 방 앞에 놓여 있었겠지, 하고 마음대로 생각하고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