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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년 정도의 이야기.
우리는 5인 그룹으로, 학교에서도 방과 후에도 모여서 놀았다.
우리는 싸우더라도 항상 사이좋을 정도의 가벼운 싸움을 했다.
다치게 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주먹질을 하고 상처받지 않을 정도의 말다툼을 했다.
진짜 싸움이라면 오래 걸리겠지만 가벼운 싸움이라면 1시간만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것은 우리의 암묵적인 룰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날 그룹 안의 N군과 또 한 명이 말다툼을 했다.
말다툼이 한창일 무렵, 그 중 한 명이 N군에게 "너네 집에 뱀 있는 주제에."라고 말했다.
그 자리가 얼어붙었다.
N군을 제외한 그룹 멤버 중에서는 N군 집에 뱀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공통 인식이었다.
나도 N군 앞에서 몇 번이나, 당황한 듯 어딘가의 틈새나 차 아래쪽으로 도망쳐가는 커다란 흰뱀의 몸통과 꼬리를 목격했다.
하지만 부드럽게 그 사실을 N군에게 물어봐도 N군은 항상 부정했다.
뱀은 키우지도 않았고, 본 적도 없다, 이상한 소리는 좀 하지 말라고.
우리끼리 이야기로는, 가끔밖에 가지 않는 우리들이 몇 번이나 목격했는데 살고있는 N군이 못봤을리가 없다는 이야기.
본인이 그렇게 말한다면 석연치 않더라도 금기로 삼았던 워드였다.
N군은 벌겋게 달아올라 화를 냈고, 그 후 울음을 터뜨렸다.
결국 선생님이 개입해 올 정도로 분위기가 나빠지고 말았다.
절대로 틀림없는 이야기지만, 나를 포함한 4명이 그에게 사과하는 형식으로 마무리가 됐다.
N군과는 그 뒤로도 놀았지만 응어리는 남았다.


N군과는 중학교 때까지 같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다른 학교가 됐다.
고등학교 동아리 후배로 N군 집 근처 여자아이가 들어왔다.
당시 N군의 집 근처에서 몇 번인가 보았기 때문에, 여자아이도 나를 기억해 주고 있었다.
유행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그녀와 이야기할 때는 대부분 동네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상당히 말이 없는 편이었는데, 어떻게든 맞장구를 쳐주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N군 집의 뱀과 그것이 원인이 된 트러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입을 다물어 버렸고, 나는 쓸데없는 말을 한 것을 후회했다.
잠시 침묵 후에


"저기,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셨으니까요."

"응?"

"그러니까 저기 할머니, 이제 돌아가셨으니까 괜찮아요."

"저기, 할머니가 아니라 뱀 이야기 하는건데..."

"그러니까 저기 할머니, 이제 돌아가셨으니까 뱀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뱀은 없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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