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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284th] 산속에 있는 폐맨션

레무이 2023. 1. 31. 01:32

오늘 대학생 시절에 제가 겪었던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나서 씁니다.
실제체험이라 실화지만 별로 무섭지 않을 수도 있어요.

벌써 20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현지에서 현 밖의 대학에 입학한 저는 운동계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어느 날 동아리에서 친해진 동급생 A, 한 살 위의 선배 B, C와 온천을 갔다가, 현 내에서 유명한 심령명소에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장소는 마을에서 꽤 멀리 떨어진 산 속에 있는 폐맨션이었습니다.


B는 현지인이고 저를 포함한 3명은 현외 출신이었습니다.
B는 한 번 그 장소에 간 적이 있다고 해서 B의 차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솔직히 현지인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을만한 산속 길을 수십 분이나 달리자 그 폐맨션이 있었어요.
차에서 내리자 주변은 이미 어두워서 지참한 손전등을 사용하여 부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마 6층이나 7층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저와 A는 꽤 얌전한 타입이었고, 선배들은 활발하고 서클 내에서도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이 모임의 리더는 확실히 B였고,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것도 B였습니다.
저는 좀 무서운 체험을 한 적이 있어서 쫄았기 때문에 솔직히 내키지 않았습니다.

건물은 콘크리트인데 유리창은 다 깨져 있고 잡초 같은 게 무성했던 것 같아요.
외벽에도 낙서가 많이 있었습니다.
B가 전에 왔을 때는 불량배 같은 사람이 몇 명 있었다고 해서, 여기까지 오는 차안에서 "위험하면 재빨리 도망치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다행히 불량배도 없고 그 자리에 있었던 건 저희들 뿐이었어요.
자아, 드디어 안으로 들어갈까 하는 단계가 되었는데, 저는 갑자기 그만 돌아갈 것을 제안했습니다.
세세한 대화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나 "저 죄송합니다! 제가 정말로 무서워서 돌아가고 싶어요! 그만둡시다. 불법 침입이예요."

A "어? 모처럼 왔는데?"

B "..."

C "어? 뭐야? 무서워졌어? 귀신 같은 거 없어. 무서운건 인간이야. 빨리 가자구."

나 "아뇨, 이제 돌아가자고요! 신고받으면 큰일이에요."

C "그럼 너는 차 안에서 기다려. 우리 셋이서 갔다 올게."

B "..."

A "저는 어느 쪽이든 괜찮습니다."

나 "정말 쫄아서 죄송합니다. 너무 무서워서 빨리 돌아가고 싶어요!"

B "···알았어. 돌아갈까?"


계속 잠자코 있던 B가 찬성해주어 돌아가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C는 모처럼 왔으니 잠깐 안을 보고 오겠다며 혼자서 달려서 폐맨션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C도 혼자서는 무서웠는지 입구에서 몇 미터 들어간 정도로 바로 돌아왔습니다.


C "안은 엉망진창이지만, 특별히 이상한 건 보이지 않더라고."

나 "정말 죄송합니다."

B "..."


결국 그 곳에서의 체류시간은 10분 정도였을까요? 저희는 다시 B의 차를 타고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차 안은 어째서인지 하얗게 질린 듯한 분위기였지만, 저는 마음속으로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주차장에서 어떤 것을 목격해버렸기 때문입니다.


폐맨션의 외관을 바라보고 있을 때 뭔가가 흔들흔들 움직이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깃발 같은 게 있나? 했는데 점점 윤곽이 뚜렷해졌습니다.

그건 머리가 긴 여자였습니다.

흔들거렸던 것은 발밑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으로,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길고 신체 균형이 확실히 이상해서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히죽히죽대며 하얀 치아가 보였습니다. 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다가, 손전등을 옥상으로 향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인식할 수 있었는지 신기하지만 틀림없는 여자 귀신이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것이 있다는걸 꺠달은 저는, 모두를 당황시키지 않기 위해서 감히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돌아가고 싶다고 요청했던 것입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냉정하게 되돌아보며, 그 귀신으로 보인 것은 사실은 깃발이나 다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차 안의 분위기는 평소에 선배들 둘이서 시끄럽게 이야기하면서 고조되는 것과는 달리, 조금 의기소침한 느낌이었습니다.
B는 평소처럼 이야기 하고 있었지만, C는 좀 기운이 없어 보였습니다. A는 보통이었어요.

B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차로 각각의 집까지 바래다 주게 되었습니다.
사는 곳의 순서대로 "A"→"C"→"나"의 순서대로 내리게 되었습니다.
A를 보낸 후 C의 집에 도착했을 때 왠지 C가 허한 느낌이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된 차 안에서 B가 갑자기,

B "너 말야? 왜 돌아가고 싶다고 했어?"

나 "어, 음..."

B "뭔가 보였다던가?"

나 "사실 옥상에 이상한 느낌이 있어서."

B "여자?"

나 "!"

B "머리가 긴..."

나 "맞아요 팔 다리가 길었어요."

B "정말인가. 기분 탓이 아니었어. 사실은 나도 봤어."

B "이게 진짜라고?. 태어나서 처음 귀신을 봤어."

나 "어, 아마도 진짜일 거예요."

두 사람이 함께 봤다는 것을 알고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 "저기~ 조금 신경쓰이는게 있는데요."

B "너도?"

나 "선배도요? C선배 돌아가는 거 뭔가 이상하지 않았나요?"

B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좀 걱정스러운 느낌이 들었는데."


제가 C에게 전화를 해도 휴대전화의 전원이 켜져 있지 않았습니다.


나 "안받아요. 뭔가 위험한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B "돌아가서 상황을 보러 가자!"


B는 유턴하여 C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C의 방 창문에는 불은 꺼져있었습니다.


나 "C선배는 여친한테라도 갔을까요?"

B "아니, 저 녀석의 스쿠터가 있어"


벨을 눌러도 반응이 없어 둘이서 큰 마음을 먹고 문을 열자, C가 현관 앞의 부엌에서 쪼그려 무릎을 모아세운 자세로 앉아있었습니다.
B가 안심한 듯, "집에 있었구나~ 왜 불도 안켜고 있어?"

현관 불을 켜자 우리는 무언가 섬뜩했습니다.

부엌에서 보이는 거실에 작은 테이블이 있는데 그 테이블 위가 이상했습니다.
유리컵이라든가, 찻잔이라든가가 잔뜩 늘어서 있었는데, 그 안에 전부 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컵도 찻잔도 페트병의 안에도.
좁은 테이블 위에 그런 모양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저와 B는 마음속 깊이 전율했습니다. 왜냐하면 C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말을 걸어도 "어... 응" 이외에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글이라서 전달이 어렵지만 평소에 잘 아는 사람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고 있으니까 그 무서움은 장난이 아니었어요.


저와 B는 당황하면서 부엌에서 소금을 가져다가 방에 뿌리거나 C에게 핥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음속으로 그 귀신에게 필사적으로 사과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의 그 후가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만, C를 방에 그대로 남겨두고 나와서, B와 함께 근처의 패밀리레스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엄청나게 무서웠습니다.

덧붙여서 다음날 C는 평범하게 학교에 와 있었고, 어제 일은 폐맨션에 간 후의 기억이 없다고 합니다.
저와 B는 어제 있었던 일을 C나 A에게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딱히 이상한 사건 같은 건 없었습니다.
저는 다시는 심령스팟에 가지 않겠다고 맹세한 날이었습니다.

긴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도 그 C의 행동이 무엇이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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