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겪은 일입니다.
실화라서 별로 무섭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서웠기 때문에 글을 올립니다.
약간 시골 쪽에 살고 있습니다만, 면허도 없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편의점에 가는 것은 항상 도보.
편의점에 가기 위해서는 30m 정도의 숲 터널 같은 곳을 빠져 나가야만 합니다.
진짜 터널은 아니고 나무들이 우거져 생긴 터널 같은 것입니다.
일주일에 3일 정도 지나는 길이라 낯익은 것이었지만 어느 날 터널 중간쯤 벌판에 금고가 버려져 있었습니다.
금고는 잠겨있는지 열려있지 않았어요.
그날은 평범하게 지나갔지만, 2주 정도 지나도 아직 거기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가족들에게 그 사실을 얘기했더니 금고가 정말 있냐고 해서, 증거로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하고 다음날 사진을 찍었습니다.
역과 편의점은 반대 방향의 길이고 가족들은 그쪽 길을 다니지 않기 때문에 금고의 존재를 몰랐던 것입니다.
찍은 사진을 가족에게 보여주고, 기분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한 다음날, 저와 사진을 본 가족은 원인 불명의 열이 났습니다.
4인 가족 중 유일하게 사진을 보지 않은 가족은 열도 없고 건강했습니다.
저는 즉시 열이 42℃가 되어 병원에 갔지만, 딱히 질병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본 가족들은 둘 다 38℃ 전후의 열이 났습니다.
3일 정도 있으면 나을 줄 알았는데 7일이 지나도 열은 40℃ 안팎을 왔다갔다 하는겁니다.
혈액검사도 문제없고 독감도 아니었어요.
가끔 목이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편도선의 붓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머리카락으로 목을 아슬아슬하게 조이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목에는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긁은 무수한 긁힌 상처가 생겨 버렸습니다.
열 때문에 몽롱한 의식 속에서 문득 떠오른 것은 금고 사진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그 사진을 찍은 다음날부터 열이 났구나 하고 생각하고는 사진을 지운 그 순간, 온종일 느끼고 있던 오한이 약간 편안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을 지운 다음날 거짓말처럼 열이 내렸고, 남은 것은 한참을 누워만 있었기 때문에 허약해진 신체 마디마디의 통증뿐이었습니다.
그 금고는 위험했던 것일까요.
지우고나서 바로 상태가 좋아지다니 이렇게나 술술 풀리는 일이 있는걸까요?
그리고 한동안은 다른 먼 편의점쪽으로 다니고 있었습니다만, 어쩌다가 3일 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금고는 아직 거기에 있었어요.
예전과 다른 것은 금고가 억지로 열려 있었다는 점.
사진만으로도 피해를 입었는데, 억지로 연 사람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