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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의 이야기.


학원의 귀가버스를 놓쳐 버려, 처음에는 다음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너무 추워서 걸어돌아가기로 했다.


주택가 입구에 어린이 야구나 축구 연습 그라운드가 있고,

야간에도 불량배 예방용 라이트를 켜고 있다. (어둑어둑하면 불량배가 우글거림)


그런식으로 주위가 훤히 잘 밝혀진 그라운드 옆을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유치원생 정도의 아이가 우두커니 서있는 것을 알아챘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보호자의 모습은 없었다.


미아일까? 학대인건 아니겠지? 서둘러 발길을 돌려 그라운드 아이 곁으로 달리면서 둘러봐도 역시 다른 사람은 없었다.


"저기 미아? 집은? 엄마는?"


그렇게 물어봐도 아이는 나를 살짝 바로보고는 계속해서 무시했다.


잠시 기다려봤지만 부모는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얼어 버릴 정도의 추위에 어쩔 수 없이 근처의 파출소로 데리고 가기로 했다.


파출소는 집과는 반대 방향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이의 손을 잡아 끌자 얌전히 따라왔다.


"이름이 뭐야? 집은 알아?"


라고 말을해도 고개를 들고 "엄마, 엄마"라고 말할 뿐.


파출소까지 가는 길에 안심 시키려고 말을 걸어도, 애니 노래를 불러줘도 "엄마, 엄마"라고 계속 말하며 듣지 않았다.


파출소에 도착해서 사정을 말하고,

경찰은 내 주소 등을 적도록 하고 학생수첩을 복사하여 제출하도록 했다.


"시간이 늦었으니까 마중 나와달라고 집으로 연락한다."


"아는 아이인가? 주위에 어른은 있었고?"


시간이라거나 어떤상황이었냐든지 여러가지 귀찮게 물어왔다.


약간 나이드신 경찰이 뜨거운 커피를 내어주셨다.


아이를 보고, 아이에게 말을 거는 중년의 순경을 무시하고, 나를 가리키며 "어이, 너, 너"라고 계속 불러왔다.



어머니가 형과 차로 마중나와 겨우 돌아갈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여 안에 들어 가려고 했을 때, 형이 "우왁!"하고 소리를 지르기에 봤더니 집 앞 전신주에 아까의 아이가 있었습니다.


전신주에 올라가면서 이쪽을 쳐다보는걸 보니 마치 원숭이같아서 웃어 버렸는데,


형이 "너 따라온거야?" 라며 아이에게 다가서려 했을 때,


어머니가 나와 형을 붙잡아 굉장한 힘으로 집으로 질질 끌어갔다.


"너희들은! 이상하다는걸 모르겠어?!"


라도 어머니가 고함치셨다.


어머니가 현관 문을 가로막고 아까의 파출소와 아버지에게 전화하여 경찰은 즉시 도착했지만 어머니가 좀처럼 문을 열지 않아서 힘들었다.



다음날 할머니가 "너는 복권이나 사와봐라"라고 하셔서 인생 최초의 3억원(3천만엔) 당첨되었다.


부모님에게 맡겼는데, 새로운 자전거를 사주셨다.


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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