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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73th] 죽은 친구의 장난

레무이 2017. 2. 1. 18:39

이것은 내가 18살 때의 일입니다.



당시 사이가 좋았던 그룹이 있었고 그 아이들과 매일 어울려다녔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이가 좋았던 F는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더 특별히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렇지만 F는 어느 날 갑자기 불귀의 객이 된 것입니다.



F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갔습니다.


 


F의 장례식으로부터 2개월 정도 경과 된 날이었습니다.


밤에 내 방에서 잠들려던 때, 어둠 속에서 애완 고양이가 책장을 향해 "샤아--" 하고 이빨을 드러내고 위협하고있었습니다.



나는 꾸벅꾸벅 졸면서도 고양이가 어디에 그렇게 위협하는지 신경쓰였습니다.


벌레라도 있나?


그렇더라도 벌레에게 위협을?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책장을 멍하니보고 있었더니 '후왓'하고 하얀그림자 같은 것이 거기에 보였습니다.



지금 그거 뭐였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비몽사몽 정신이 들지 않았는데, 그러다 잠에 빠져드는 순간, 나는 가위 눌림에 들어갔습니다.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소리도 낼 수 없었습니다.


숨도 쉬기 힘들었기 때문에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진짜 공포는 여기부터 였습니다.



무려, 내 머리 위로부터 2개의 팔이 뻗어나왔습니다.


그 손바닥은 내 얼굴 앞까지 다가왔습니다.



'그만해! 사라져!'


나는 마음 속으로 계속해서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 손은 내 얼굴 위에서 흔들흔들 움직였습니다.



나는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위해, 목소리를 내려고 몸부림쳤습니다.


그리고 최고로 고조된 두려움과 긴장상태였기도 하고, 목소리를 내려고 너무 힘을 쏟아냈는지, 나는 그 자리에서 자면서 구토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내 방 문이 열렸습니다. 복도의 불빛도 보였습니다.


"M쨩(나) 어떻게 된거야?"


어머니가 방에 들어온 것입니다.


난 의식하지 못했지만 신음소리 정도가 새어나왔는지도 모릅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가위 눌림도 풀려있었고, 그 2개의 팔도 없었습니다.


나는 안도감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몸의 긴장은 좀처럼 빠지지 않았기에 굳어져서 일어날 수 없었지만, 나는 침대 옆에서 걱정하시는 어머니께, 지금 일어난 사건과 구토하고 이불을 더럽혀버렸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하면서 왠지 위화감이 가득했습니다.


가위눌림은 풀렸는데도 긴장되서 굳어있는 몸, 그리고 일단 안도감이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왠지 가슴의 두근거림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점차 등에 한기가 올라오고 다시금 말할 수 없는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아니야! 여기에 있는건 엄마가 아니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어머니의 얼굴이 무섭게 바뀌었습니다.


악마의 형상이었을까요, 어쨌든 본 적도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무서워! 무서워! 도와주세요! 이제 정말 그만해-!!'



다시 가위에 눌린 나는 마음 속으로 외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문득 가위가 풀렸습니다.


몸도 움직이고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나는 서둘러 이불에서 나와, 어머니의 침실로 향했습니다.


아까의 일은 뭐였던걸까, 혹시 꿈?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어머니의 잠자는 얼굴을 들여다봤습니다. 언제나의 어머니였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안도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무서운 꿈을 꿨다며 같이 자고싶다고 해서 나는 어머니의 이불에 들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어머니에게 매달린 채로 잠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꿈을 꾸었습니다.


2개월 전에 사망한 F의 꿈이었습니다.



F는 내 머리맡에 서서 웃고있었습니다.


"M, 장난 미안해. M은 무서운거 잘 못견디니까 조금 장난쳤어."


F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완전 그건 좀 아니잖아."


내가 그렇게 대답했는데, F는 아무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F, 왜 죽은거야?"


내가 묻자 F는 아무 말없이 나에게 등을 돌리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F, 어디로 가는거야?"


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F는 계속 걸어 멀리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눈을 떴습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는 이상한 감각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어머니에게 사건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내가 장례식 후에 한번도 향을 올리지 않은 것을 지적하셨습니다.


F는 외로웠던걸까요.


바로 F의 집으로 가서 향을 올리고 사과했습니다.



F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걸 피하고 있었던 나, F는 그걸 안타까워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조금 장난도 치면서 혼내주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20년 지났습니다만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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