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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75th] 속삭이는 그림자

레무이 2017. 2. 2. 18:56

27세 때, 나는 장시간의 노동으로 건강이 나빠져 이직했습니다.


이직한 곳은 식당용 반찬을 취급하는 도매상이었습니다.



거기는 직원 40명 정도의 작은 회사였는데, 내가 배속 된 홍보기획과는 나보다 2살 연하의 여성 1명 밖에 없었습니다.


그 여자 (임시로 A합니다)가 혼자서 맡은 부서에 내가 증원 배속된 것으로, A 이외에는 부서의 업무를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입사 1개월도 지나지 않았을 때 A가,


"사실 다른 사람들이 채용될 예정이었는데, 사퇴했기 때문에 당신이 채용된거야."


라고 말했습니다.


초기 평가가 낮다면 열심히해서 직장에서 인정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한 나는 필사적으로 일을 배워나갔습니다.



몇 개월 지났을 무렵 추가로 증원된 신입사원 여성 (B합니다)가 배속되면서, A는 B에게 일을 가르치기 위한다고 하며 노골적으로 나를 무시하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여자 3명 뿐인 부서에서 나만 고립되어 있다는 괴상한 모습은 다른 사람들도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옆 부서 계장으로부터


"왕따당하는거야? 괜찮나."


라고 말을 걸어올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일상 업무를 해내는 수 밖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던중 우연히 인사 담당자와 이야기 할 기회가 있어, 그 상황을 설명했는데 "또 인가..."라고 기가막힌듯 화냈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입사하기 전에 3명의 전임자가 있었던 것 같고, 모두 A의 괴롭힘으로 인해 퇴직까지 내몰렸다고 합니다.


그 인사 담당 부서에서는


"A는 곧 결혼 예정으로 퇴직예정이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참아줬으면 한다."


부탁해왔습니다.



그 후에도 다과 제외와 무시 등의 괴롭힘은 계속됐고, 총무도 나의 화남을 알고 있었으므로 가급적 연관되지 말라고 당부해줬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만 여기까지는 서론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명확하게 기억하지 않지만, 어떤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A 뒤에 3구의 인영이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3구의 그림자는 분명히 나에게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셋은 A에게 뭔가를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있는 부서의 방에서만 있었습니다만, 가끔 A나 B의 뒤를 따라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3구의 그림자는 A의 뒤에서 얽혀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A가 자리를 비울 때는 1구가 대신 의자에 앉아있기도 하는 등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A와 B에게 어떤 변화나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A의 출근도 2일 남겨놓고, 나머지는 유급 처리 들어가는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평소와 같이 A와 B가 함께 외출해서 사무실에는 나만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옆의 부서는 회사에 있기 때문에 외롭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따돌림이 허용되는 환경이나 확실히 주의를 주지 못하는 상사는 짜증났습니다.


여전히 A의 뒤에 그림자가 있었지만, 그들은 외출 한 A는 따라 가지 않고, B의 자리, 창가, 내 눈 앞에 자리를 잡고 나를 둘러싼 것 같은 배치로 이동했습니다.


그림자는 이제 익숙했지만 3구가 마치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처럼 움직였다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놀랐고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무시하고 업무에 집중하고자 했는데 그림자가 중얼중얼 뭔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다, 무시해야...라고 되뇌이면서,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경직된 채 컴퓨터 화면을 응시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림자는 더욱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목소리도 가까워지고 그림자가 무엇을 속삭이고 있는지도 알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죽으면 좋을 텐데..."


"용서못해..."


그림자는 반복해서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나는 관계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몹시 우울해지는 마음이 되어 속으로 그렇게 외쳤을 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거야?"



라고 속삭임이 아닌 분명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심코 얼굴을 올렸더니 그림자 1구가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히죽 웃었습니다.



뜻밖의 사건으로 나는 탕비실에 뛰어 들어갔습니다.


차를 벌컥벌컥 들이키면서 아까 것은 기분 탓이라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자리로 돌아가니 그림자는 없었습니다.



점심이지나 A와 B가 외출에서 돌아왔더니 그림자가 4구로 늘어났습니다.


목소리도 평소와 달리 크게


"죽어 버려"


"절대 용서 못해"


라고 말하는 것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A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부터 그림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B는 A가 그만두고 나서 곧 컨디션 불량이라는 이유로 퇴직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A는 남편의 불륜이나 빚, 심지어 아이들과 친척에 불행이 반복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합니다.


B도 그럭저럭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서 입원, 퇴원을 반복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이 그 그림자 때문인지는 나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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