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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괴담

[113th] 갇혀있는 것

레무이 2017. 2. 18. 02:20

예전에 살던 집에서 도로 건너편에는 낡은 병원이 있었다.



나는 어렸을 때 (8 세 정도?) 천식으로 그 병원에 자주 입원했다.



한 달 정도의 짧은 입원을 반복 했다.



입원이라는건 어린아이에게는 힘든 일이었고, 계속 침대 위에 있어야 했다.


퇴원 날짜가 다가오면 어느정도 건강해졌기에 병원에서 탐험하고 놀았다.



나는 1 살 위의 언니가 있었는데, 집이 가깝기도 해서, 자주 병문안을 와 줬다



언니가 오면, 항상 슈퍼 볼을 병원 어딘가 숨겨서 힌트를 약간 준 뒤에 보물 찾기 게임을 했다.



게임기같은건 없었던 나는 그런 놀이를 굉장히 좋아해서, 퇴원 날 쯤에는 병원 안을 어슬렁 댔다.



몇 년 후 그다지 입원 하는 일이 없어졌을 무렵.


병원이 이전하게 되어서, 구급차와 트럭으로 화물 운송을 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굉장히 시끄러웠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이전 작업도 끝났는지 철거 만 남았다.


공사 관계자가 장비를 가져오거나,


음양사 같은 사람이 와서 수상한 의식같은 것을 하거나 해서


낮에는 사람이 끊이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밤에는 대부분 무인.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초딩이었던 나는 왜 그런걸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형편이 괜찮았기 때문에, 특히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형편이 괜찮았다는 말이란,


당시 나는 겁 없는 멍청이 꼬맹이었기 때문에


폐허가 된 병원을 밤 18시~ 20시 정도에 언니와 잠입 탐험 놀이를 하고 놀고 있었다.



추억을 되새기는 의미도 있었기에,


병원의 정원 같은 곳에서 숨바꼭질이나 의사 놀이 (환자는 곰이나 인형) 라든지...


바보 같은 짓을 하고 놀았다.



어느 날,


늘 그래왔듯이 숨바꼭질 하고 있었는데,


언니를 아무리 찾아도 찾아낼 수 없었다.



평소라면 일부러 소리를 내거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달리며 잡기 놀이를 했는데...


그 날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숨어있는 동안 잠들어 버린건가 생각해서 열심히 찾았다



하지만 전혀 찾을 수 없었고, 나도 결국 반쯤 울상이 되어서



"먼저 돌아갈거야!"



라고 외치고 돌아 가려고 했다.



그랬더니 어딘가에서 '땅땅'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면서도 언니라고 생각했던 나는, 그 소리가 난 위치를 찾아다녔다.



소리의 위치는,


거의 가지 않는 지하실쪽 방향이었다.



입원하고 있었던 당시는 자물쇠로 잠겨있었기 때문에 전혀 다가갈 일이 없었다.


그때는 존재조차 잊고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지하로 통하는 문도 열려있었고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언니라고 생각해서 지하로 내려 갔다.



땅땅 소리가 났던 것은 문을 안쪽에서 누군가가 걷어차는 느낌이었기에, 안쪽에서 언니가 걷어찼다고 생각해서 문을 열려고했다.



하지만 문은 꿈쩍도하지 않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언니가 안에서 열쇠를 잠궜구나, 열쇠는 규칙 위반이잖아~! 같은 것을 생각해서 분노하면서 울었다.



하지만 문은 계속 땅땅 걷어차이고 있었다.



혹시 갇힌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안에서 열리지 않는거야?"



라고 묻자 소리가 격렬해졌다.



'땅, 땅' 이라는 느낌이었던 것이


'땅땅땅땅!' 처럼 되었다.



나는 그것이 긍정을 의미한다고 이해했고,


'이건 혼자서는 안되겠어'


그래서 부모를 부르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 오자마자 부모님이


"지금이 몇 시 인줄 알아?!"


화를 냈지만, 나는



"언니가 갇혀 버렸어! 문이 열리지 않는다구! 빨리와!!"



라고 했더니



"응?"



대단히 황당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언니가 큰일 났는데 뭐하는거야. 빨리 빨리!"


나는 부모의 옷을 잡고 병원으로 데려 가려고 했는데,



방 안쪽에서.



"뭐하는거야?"



언니가 나왔다.



보통이라면 여기서,



"왜 여기에 있는거야!"



놀라야 하는데,


바보였던 나는.



"언니, 문 열었구나! 다행이야!"



라며 기뻐했다.



하지만 언니는



"너 무슨 소리 하는거야?"



라고 해서.



"어?"



하는 상태가 되었다.



어쩐지 언니는 숨바꼭질 도중 넘어져 피가 나서 먼저 돌아갔다.


돌아갈 때에 확실히 나에게 '돌아 가자'라고 말을 했다고 하는데,


나는 좀 더 놀고 갈거라고 그냥 가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런 말 절대 들은 적 없고, 말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언니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서, 마음대로 돌아간 것에대해 굉장히 화내고 불평하고 싶었지만,


아까 지하실의 문에 대한 일을 기억해낸 나는 다시 당황했다.



그럼 그거 혹시 다른 사람?


아직 갇혀있는거야? 큰일이야!


(귀신같은건 전혀 떠올리지 못했다)



문에 대한 것을 부모님에게 상세히 이야기 했고, '함께 도와주러 가줘!' 라고 부탁했지만,


이야기를 들은 부모님은 굉장히 화내며 다시는 병원에 가서는 안된다고 꾸중 들었다.



나는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구나 라고 생각해서, 대단히 슬펐기에 내 방 이불 속에서 펑펑 울었다.



울면서 아직도 갇혀 있을 사람을 생각하고,


더욱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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